한국형 온라인공개강좌(케이-무크)는 다양한 용도로 활용 가능하다. 단순히 고등교육·평생교육을 위한 보조적 매체에 그치는 게 아니라 한국이 가진 콘텐츠를 세계에 알리는 ‘창’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국경이나 대학의 장벽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무크 특유의 개방성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새로운 한류의 첨병
예컨대 “한국의 대중가요나 드라마, 영화가 갖는 경쟁력의 원천은 무엇인가” “한류를 이끌고 있는 배우나 가수들이 어떤 시스템으로 양성되는가” “한국의 미용 산업이 어떻게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가” 등 궁금증을 풀어줄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인물을 내세운다면 경쟁력이 충분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한국 대중문화에서 비롯된 관심을 전통 문화 등 한국 자체에 대한 호감으로 이어지도록 이해의 폭을 넓히는 역할도 케이-무크의 영역으로 보고 있다.
특히 개발도상국들은 한국의 경제성장과 민주화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개도국 관료나 기업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케이-무크를 통해 언제 어디서 무료로 탐구하도록 길을 열어줄 수도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를 최단기간 종결시킨 과정이나 경제 성장을 이끈 주요 경제정책, 급격한 경제 성장의 부작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콘텐츠가 만들어질 수 있다. 여러 아프리카 국가들이 새마을운동을 모델 삼아 농촌 개발을 구상하고 있는 것과 연관된 강좌도 개발 가능하다.
다양한 강좌가 개발된다면 유학생 유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한류 관련 산업 외에도 정보기술(IT), 반도체, 의료 등 우리나라가 국제 경쟁력을 갖춘 분야에서 강좌가 만들어진다면 유학생 유치의 ‘마중물’이 될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된다. 한국이 세계시장에서 점유율 1위인 산업분야 60여개(‘세계 수출시장 1위 품목으로 본 우리 수출 경쟁력’ 한국무역협회 2016년 2월) 역시 강좌의 좋은 테마다.
대학 울타리 넘어야
케이-무크는 공공기관이나 대학 등에서 진행되고 있는 국제교류 프로그램 등에서도 활용 가능하다. 예를 들어 국립국제교육원의 ‘정부초청 외국인장학생’ 프로그램이나 대학생 교류 프로그램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캠퍼스 아시아’ 등이다. 모국에서 기본적인 학습을 케이-무크로 한 뒤 한국 대학으로 오는 방식으로 효율을 높일 수 있다.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강좌를 다양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대학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케이-무크는 손쉽게 양질의 콘텐츠가 보장되는 대학에만 의존하는 상황이다. 이를 기업이나 연구소, 장인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은 아직 구상 단계다. 대학 울타리 너머 숨은 실력자들을 찾아내는 일이 케이-무크 성공의 핵심 과제다.
평생교육진흥원 관계자는 7일 “해외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은 많은데 한국을 탐구할 수 있는 콘텐츠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영국이 셰익스피어를 문화 상품으로 시작해 교육 상품으로 개발해 전 세계에 내놓았듯 우리도 찾아보면 교육 상품으로 내놓기 손색없는 콘텐츠들이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글=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
[케이-무크, 교육변혁 이미 시작됐다] 국제적 경쟁력 갖춘 강좌 ‘숨은 실력자’ 찾아내라
입력 2016-08-07 2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