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이온 배터리의 충전·방전원리 첫 규명

입력 2016-08-05 03:00

한국 과학자들이 주도한 국제 공동연구팀이 스마트폰, 전기자동차 등에 쓰이는 리튬 배터리의 ‘숨은 비밀’을 풀어냈다. 급속 충·방전이 가능하고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스탠퍼드대 임종우(사진)·소홍윤·이상철 박사,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 유영상 박사 등은 스탠퍼드대 선형가속기센터(SLAC), 매사추세츠공대(MIT) 등과 함께 리튬이온 배터리의 충전과 방전의 원리를 처음으로 밝혀냈다고 4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5일 ‘사이언스’에 발표됐다.

배터리의 충·방전 속도를 높이려면 전해질 속의 리튬이온이 전극물질 안에 들고나는 속도가 모두 빨라져야 한다. 하지만 아직 누구도 이 원리를 밝혀내진 못했다. 연구팀은 입자가속기와 특수 제작한 미니어처 리튬 배터리를 이용해 1마이크로미터(㎛·머리카락 100분의 1) 크기의 배터리 입자 안으로 리튬이온이 들고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관찰했다.

배터리를 충전할 때엔 리튬이온이 전극물질 입자 밖으로 나가고 방전 중엔 입자 속으로 들어간다. 일반적으로 리튬이온은 배터리 입자 표면 전체에서 매우 불규칙적으로 들어가고 나간다. 이런 불규칙성이 클수록 배터리 입자에 무리가 가해지고 ‘금(fracture)’이 생겨 배터리 수명이 줄어든다. 연구팀은 이 불규칙성이 방전보다 충전 과정에 훨씬 더 커진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아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