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공사, 혈세 2676억원 날렸다

입력 2016-08-04 21:24 수정 2016-08-05 00:28
이명박정부가 추진한 해외자원개발의 상징인 카자흐스탄 잠빌 광구 탐사가 결국 실패로 끝났다.

한국석유공사는 4일 카자흐스탄 정부에 500만 달러(약 55억원)만 받고 잠빌 광구 탐사권 한국 지분 27%, 현금성 자산 등을 포기하고 광구 탐사에서 철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은 잠빌 광구 탐사에 총 2억4500만 달러(약 2731억원)를 투자했다. 이 중 1억 달러는 설비 투자에 썼다.

잠빌 광구는 카자흐스탄 카스피해 북부 해역의 수심 3∼8m에 위치한 면적 1935㎢의 해상광구다. 이명박정부는 잠빌 광구에 한국의 1년 원유 수입량보다 많은 16억 배럴의 원유가 있을 것으로 보고 공을 들였다. 지분가격 문제로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당시 한승수 국무총리가 카자흐스탄을 방문해 극적인 타결을 이끌기도 했다.

2008년 석유공사와 SK이노베이션, LG상사, 현대하이스코, 대성, 대우조선해양, 삼성물산 등이 참여하는 한국 컨소시엄이 지분 27%를 인수한 뒤 카자흐스탄 국영석유가스사(KMG)와 공동으로 잠빌 광구를 탐사해 왔다.

그러나 2013년 시추 결과 원유 매장량이 9300만 배럴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되자 석유공사는 철수를 결정했다.

석유공사 측은 “카자흐 정부의 최종 승인만 남겨놓은 상태”라며 “이르면 8월, 늦어도 9월 철수가 완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석유공사 측은 원유 탐사의 성공률이 10∼20%에 불과하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에너지컨설팅업체 우드 매킨지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원유 탐사 성공률은 17.9%, 2014년은 5.8%였다.

해외자원개발의 혈세 낭비 지적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석유공사와 함께 ‘해외자원개발 3사’인 광물자원공사, 가스공사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세종=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