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아이콘 ‘빅뱅’ 10년… “30년 후도 사랑받았으면”

입력 2016-08-05 00:40
그룹 빅뱅이 4일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S팩토리에서 10주년 기념 및 전시회 ‘BIGBANG Exhibition A to Z’ 개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승리, 탑, 태양, 대성, 지드래곤(왼쪽부터) 등 빅뱅의 모든 멤버가 참석해 10주년 소회를 밝혔다.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서바이벌 오디션을 통해 뽑힌 5명의 10대가 10년 만에 세계적인 스타가 됐다. 개성 넘치는 아이돌 그룹이었던 이들은 10년 세월을 쌓아오며 아티스트로 발돋움했다. 시대의 아이콘으로 우뚝 선 이들은 수식어가 필요 없는 ‘빅뱅’이다.

빅뱅이 오는 19일 데뷔 10주년을 맞는다. 지난 6월 10주년 기념 다큐멘터리 영화 상영에 이어 오는 20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기념 콘서트도 열 예정이다. 그리고 지난 10년을 돌아보는 전시회도 개최한다.

빅뱅은 4일 ‘빅뱅 전시회 A TO Z’가 열리는 서울 성동구 S팩토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소감을 밝혔다. 지드래곤은 “저희는 데뷔 이래 좋아하는 일 하면서 행복하게 지내왔다. 팬들이 오히려 저희의 10주년을 더 뜻 깊게 봐주시는 것 같아 기쁘다”며 “앞으로 10년이 부담 아닌 부담으로 다가오는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태양은 “10년이란 시간이 굉장히 빠르게 지나간 것 같다. 저희 멤버가 하루하루 재밌게 놀면서 했던 것 같은데, 10년이 지나 기념 이벤트까지 하고 있어 행복하다”고 했다. 탑은 “10주년을 기념한 것처럼 20년, 30년 동안 사랑받고 발전해나갈 수 있는 그룹이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빅뱅은 지난해와 올해 최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각종 기록을 쏟아내며 한류 최고 스타의 위상을 다시 확인시켜줬다. 지난해 4월부터 10개월 동안 13개국 32개 도시에서 펼친 66차례 투어 공연은 한국 뮤지션으로는 최대 규모로 세계 각국에서 150만명이 찾았다. 지난 3월 이 투어 콘서트의 피날레를 장식한 서울 공연은 네이버 V앱 등으로 생중계됐고 전 세계에서 무려 360만명이 동시에 공연을 지켜봤다. 국내외 각종 시상식을 휩쓸고, ‘판타스틱 베이비’ ‘뱅뱅뱅’ ‘루저’ ‘굿보이’ 등이 뮤직비디오 유튜브 조회수 1억건을 돌파했다.

이런 기록이 그들에게 어떤 의미일까. 탑은 “저희는 기록 같은 것에 신경쓰지 않는다. 계산하는 성향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순수한 마음으로 열정적으로 하다보니 좋은 일이 많이 따라줬던 것 같다”고 했다. 태양은 “저희가 생각도 안했던 것들이 기록으로 나오면 부담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부담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잘해야겠다’는 동기부여로 받아들이는 게 저희의 장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10년이 소중했던 만큼 현재와 미래가 더 중요해졌다. 빅뱅은 자신들의 영역을 음악과 무대로만 한정짓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10주년을 맞아 영화를 만들고, 전시회를 여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단순히 음악을 하는 아이돌 그룹을 넘어 스스로 아티스트로서 정체성을 분명히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지드래곤은 ‘미래의 빅뱅’이 자신들의 요즘 최고 관심사라고 했다. 지드래곤은 “앞으로 한국에서든 외국에서든 자라날 세대에게 ‘문화적으로 공헌을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멤버들끼리 자주 한다”며 “어떤 방법, 어떤 콘텐츠로 하게 될지는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지만 저희들끼리는 좀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태양도 의견을 보탰다. 태양은 “앞으로 10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서로 질문을 많이 한다. 저희가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싶다”며 “음악이나 무대뿐 아니라 다른 게 더 보이고 있고, 공부를 많이 하고 있다”고 했다.

10년 동안 빅뱅은 얼마나 변했을까. 5명의 변화는 빅뱅 데뷔 전 다큐와 최근 상영된 빅뱅 다큐 영화 ‘빅뱅 10 더 무비’를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 지드래곤은 “저희의 겉모습은 많이 변했다. ‘용됐다’”면서도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거의 변하지 않았다”고 했다. 대성은 “10년이 지나면 무대가 쉬워질 줄 알았는데 여전히 어렵다”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지드래곤은 “연습생 시절”을 꼽았고 대성과 승리, 탑은 “5명이 함께하는 순간들”이라고 말했다. 태양은 2011년 유럽뮤직어워드(EMA)에서 수상한 것을 이야기하며 “빅뱅의 터닝포인트가 됐던 계기”라고 덧붙였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