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당강하제 DPP-4가 망막병증 악화 “당뇨관리는 혈당조절이 원칙 부작용 우려 약 복용 중단 안돼”

입력 2016-08-07 20:43

최근 국내 연구진이 제2형 당뇨병 치료에 사용되는 경구용 혈당강하제 DPP4-억제제가 망막혈관병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세계 최초로 발표해 부작용 논란이 일고 있다. 올해 초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DPP-4 억제제에 대해 ‘관절통 장애’ 부작용 발생 관련 안전성 서한을 발표했고, 국내에서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허가사항에 ‘중증 및 장애를 동반한 관절통’ 을 포함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DPP-4 억제제를 복용하는 당뇨병 환자들과 해당 약물을 처방하는 1차 의료기관의 혼선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당뇨병 전문가들은 당뇨병 환자의 혈당관리는 가장 기본 원칙이라며, 치명적인 당뇨합병증을 막기 위해서라도 적절한 혈당관리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당뇨병 환자들이 부작용 논란을 의식해 약 복용을 중단하는 경우는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대한당뇨병학회 홍보이사인 김대중 교수(사진·아주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는 “DPP-4 억제제는 2009년부터 사용돼 왔고, 안전성이 입증된 약물이다. 기존에도 심부전 발생, 피부발진 등 부작용 이슈가 있어 왔고, 이번 연구도 그러한 부작용 이슈 중 하나다. 추가적인 연구와 검증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섣부른 판단이나 확대 해석은 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DPP-4 억제제 부작용에 대한 문제제기 차원으로 판단해야 하는데, 해당 약제 투약을 중단해야 하는 것처럼 받아들여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2009년부터 DPP-4 억제제가 사용된 후 당뇨병 환자에서 당뇨망막병증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임상 사례를 본적이 없다며, 그동안 나온 많은 연구에서 (DPP-4 억제제 복용이)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보여주는 것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당뇨병 환자의 경우 혈당조절이 되면 당뇨합병증이 감소한다는 것이 정설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는 혈당조절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김 교수는 지난해 미국당뇨병학회에서 영국 한킨스 박사가 발표한 DPP-4 억제제 관련 대규모 관찰 연구를 제시했다. 이 연구는 독일 환자진료기록의 후향적 검토로, DPP-4 억제제 복용군이 설포닐우레아 복용군에 비해 망막병 발생이 45%, 신경병 발생이 29% 감소했다는 내용이다.

김대중 교수는 “어떠한 약물이건 주작용과 부작용이 있다”면서 최근 제기된 망막병증 부작용 연구에 대해서도 충분한 검증과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망막명증 부작용 연구에서는 DPP4-억제제 투약으로 망막조직세포에서 분비하는 SDF의 분해가 억제돼 누적되면 망막혈관의 투과성이 증가하고 신생 혈관이 만들어져서 망막병이 악화된다고 제시됐다. 김 교수는 “당뇨망막병이 생기는 기전이 여러 가지가 있다. DPP-4 억제제를 썼을 때 종합적으로 어떤 효과가 있는지는 임상시험을 통해 밝혀져야 할 과제”라며 “지금 이 순간에 DPP-4 억제제를 망막병이 생길까 걱정이 돼 사용하는데 주저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당뇨병 환자는 혈당조절과 합병증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부작용 논란을 확대 해석해 약 복용을 중단하는 것은 절대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당뇨병 환자들의 질환 관리와 관련 “당뇨병 환자들이 스스로 질환을 관리할 수 있도록 좀더 현명해져야 한다. 떠도는 정보를 믿지 말고, 담당 의사와 상의해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꾸준히 당뇨병을 관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송병기 기자

*용어=DPP-4 억제제(Dipeptidyl peptidase-4, 디펩티딜 펩티다제-4)는 장에서 인크레틴을 분해하는 효소다. 이를 억제하면 인크레틴의 농도가 증가된다. 그 결과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 증가와 함께 글루카곤 분비 감소를 통해 혈당이 감소한다 음식물의 소화 흡수 속도도 낮춰 혈당 상승이 천천히 이뤄지게 만든다. (출처=대한당뇨병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