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의없이… ‘2시간 사드 소통’

입력 2016-08-04 19:00 수정 2016-08-04 21:16
박근혜 대통령은 4일 새누리당 대구·경북(TK) 국회의원들과의 회동에서 사드와 관련해 “(배치 결정 이후) 자다가도 벌떡 일어났고, 밤잠을 못 잤다”며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또 “의원들의 요청으로 현안을 듣는 귀한 자리가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게 안타깝다”며 김무성 전 대표 등 비박계가 회동에 대해 전당대회를 앞둔 ‘박심(朴心) 논란’을 제기한 것을 일축했다.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회동 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전했다. 회동은 참석자들이 2시간 가까이 지역 민심과 숙원사업 등을 가감 없이 전할 만큼 격의 없이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김 원내대변인은 “박 대통령께서 다음 일정을 미루면서까지 시간 제약을 두지 않고 충분히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사드 배치와 관련해 “성주에는 선영이 있고 집성촌도 있는 애정이 많은 곳이지만 북핵 공격이 계속되고 지켜야 할 국민이 있는데, 나라의 안위가 문제될 것을 알면서도 어떻게 방치하겠느냐”는 취지로 사드 배치 필요성을 설득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전자파 문제도 미리 다 검증했고, 국민 안전에 이상이 없다는 걸 확인했다”며 “다만 국방에 관한 문제여서 미리 알릴 수 없었던 점을 국민이 이해해주셨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성주를 지역구로 둔 이완영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께서는 군사시설과 무기체계의 보안이 필요해 사전 설명이 부족하다고 말씀했고, 저는 성주의 상황을 전달했다”며 “성산포대가 성주읍민들이 보는 앞산이어서 자고나면 보는 산인데 너무 지근거리에 있어 반발이 크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그는 “제 지역구의 새로운 지역을 검토해 달라는 요청을 드린 바는 없다”며 “성주군 내 다른 곳도 안 된다는 게 군민들의 뜻”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에 대해서도 “걱정이 많이 된다”고 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의원들은 ‘농어촌 지역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박 대통령은 정부뿐만 아니라 국회에서도 최선을 다해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했다”고 전했다.

이날 회동에선 대구공항 문제와 경북도청 이전 문제 등 지역 현안도 집중 논의됐다. 대구 지역 의원들은 최근 민심 이반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고, 박 대통령은 “대구 주민들의 안타까운 마음을 알고 있다”며 K2 공군기지와 대구공항 통합 이전 의지를 밝혔다. 김 원내대변인은 “전대와 관련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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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