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가 많지 않은 염속산 유력… 까치산·칠봉산도 거론

입력 2016-08-04 19:00 수정 2016-08-05 10:21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새누리당 대구·경북 지역 초재선 의원들과 한 테이블에 둘러앉아 다과를 즐기며 환담하고 있다. 이병주 기자
대통령과 국방부가 4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 지역으로 경북 성주군 성산포대(해발 389m)가 아닌 성주군 내 다른 지역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자 다른 후보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거론되는 지역은 금수면과 벽진면 경계에 있는 염속산(염표봉산·해발 680m)이다. 염속산 정상에는 예전에 공군부대가 있었다. 군 막사, 창고, 철조망 등 당시 흔적도 그대로 남아있다. 지금은 통신사 KT 중계소가 위치해 있다. 성산포대에서 북서쪽으로 16㎞, 성주군청에서 13㎞ 정도 떨어져 있다.

염속산 인근에는 인가가 많지 않아 사드 레이더로 인한 민간 피해가 거의 없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또 염속산은 경기도 오산기지까지 방어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염속산이 있는 금수면 인구는 1157명으로 성산포대와 1.5㎞ 떨어진 성주읍에 1만4000여명이 살고 있는 것에 비하면 금수면의 인구는 성주읍의 10분의 1이 안 된다. 벽진면도 3458명으로 성주읍보다 적다. 염속산 경계에 있는 경북 김천시 조마면에는 2562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산 인근에도 인가가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임시도로 폭이 좁고, 중계소 부지 외에 사유지가 많아 땅 매입과 개발에 어려움이 많다는 평가다. 국방부는 앞서 염속산 부지에 실무자들을 보내 한 차례 적합성 검토를 했으나 부적합하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염속산과 함께 거론되는 곳은 수륜면 까치산(큰까치산·해발 571m)과 작은까치산(해발 449m), 대가면 칠봉산(해발 516m)이다. 큰까치산의 정상 입지는 양호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북쪽 방향이 큰 산으로 가로막혀 있는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칠봉산은 정상부 개발이 어렵지 않고, 성주군청에서 6㎞ 정도 떨어져 있다. 이들 산은 1.5㎞ 반경 내에는 사드 레이더 전자파 영향이 미칠 민가가 거의 없다는 공통점을 안고 있다. 수륜면은 3225명이, 대가면에는 2539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성산포대 인근 성주읍에 비해 인구가 적다.

제3지역 절충안은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청와대와 협의한 내용이라는 이야기가 돌았지만 경북도는 부인했다. 또 대구·경북권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이 절충안을 정부에 건의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이완영(고령·성주·칠곡) 국회의원은 이날 자신이 제3지역 안을 건의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제3지역이 거론됨에 따라 해당 지역 주민의 추가 반발도 예상된다. 앞서 염속산이 거론됐을 당시 금수면 주민들이 강하게 반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정치권과 정부, 일부 주민 사이에서 제3지역에 대한 이야기가 번지고 있지만 성주군 정·관·민 대표들이 모여 구성된 성주 사드배치 저지 투쟁위원회(이하 투쟁위)의 입장은 여전히 단호했다.

투쟁위는 “제3지역은 필요 없고, 원래 기조대로 성주 배치 철회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성주=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