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한국 상륙작전… 하남·강남에 매장 추진

입력 2016-08-05 00:28

‘자동차업계 애플’로 불리는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가 국내에 본격 상륙한다. 테슬라의 국내 진출 소식이 전해지자 자동차업계는 전기차 저변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모터스는 경기도 하남과 서울 강남 등지에 전시 및 판매 매장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4일 알려졌다. 이 중 신세계가 오는 9월 문을 여는 국내 최대 규모 복합 쇼핑몰 ‘스타필드 하남’이 유력한 곳으로 꼽히고 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아직 테슬라의 매장 입점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스타필드 하남 입점을 두고 긍정적인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스타필드 하남을 주관하는 신세계프라퍼티 임영록 부사장은 “테슬라 입점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음을 시사했다.

테슬라 매장 입점이 확정되더라도 판매 매장으로 꾸밀지는 불투명하다. 전기차 수입 판매에 대한 정부 승인이 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판매 혹은 전시 매장 형태로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서울 강남 매장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는 독특한 디자인과 기능의 제품으로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전기차의 단점으로 꼽히던 ‘짧은 주행거리’ 문제도 해소했다. 가격도 매력적이다. 초반 출시된 모델들은 ‘럭셔리 카’로 인식됐지만 최근 내놓은 모델3의 경우 보급형으로 출시돼 가격대가 4000만원대다. 이전 모델S나 모델X 가격에 비해 절반 수준이어서 비슷한 가격대의 현대·기아차, 르노삼성 등 다른 제조사 전기차 모델들과 직접 경쟁 대상이 된다. 테슬라가 한국에서도 모델3을 판매하겠다고 밝히자 사전 예약자가 몰리기도 했다.

국내 유통업계는 테슬라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테슬라 국내 매장을 최초로 입점시켰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집객 효과가 큰 데다 ‘모든 브랜드 상품이 있는 곳’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새로 오픈하는 매장의 경우 초반 흥행이 중요해 신세계그룹 입장에선 테슬라 입점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다.

다만 충전기 등 인프라가 미흡해 소비자들의 관심이 직접 구매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테슬라가 자체 제작한 가정용 충전기가 있지만 단독주택 대신 아파트가 많은 국내 환경에서 충전시설이 잘 구축될지 모르겠다”며 “하지만 테슬라의 국내 진출만으로도 국내 전체 전기차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명일 자동차 명장은 “고가의 배터리 교체 비용 역시 소비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당장은 ‘세컨드 카’로서 기능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테슬라의 국내 진출로 자동차 인프라 구축이 빨라질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 진출로 국내 자동차 업계가 전기차에 더 집중하게 되면서 인프라 구축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면서도 “인프라가 구축되고 전기차 시장 자체가 커지면 이후에는 경쟁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나 정현수 허경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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