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연합(한교연·대표회장 조일래 목사)은 4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이영훈 목사)와 통합을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다. 단 한기총이 먼저 이단 문제를 해결해야 통합을 논의할 수 있다는 ‘선조치 후논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교연의 입장은 주요 7개 교단장의 통합 추진 방안과는 차이가 있지만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았다는 점에서 통합 논의를 본격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교연은 이날 서울 종로구 한교연 회의실에서 ‘한국교회 현안에 관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한교연 한기총 통합 논의’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한교연은 “기본적으로 한교연 한기총 통합을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다. 다만 “양 기관 통합의 전제는 다락방 등 이단 문제의 해결이며, 이에 대한 한기총 대표회장의 결단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어 “한교연 한기총 통합 논의의 주체는 한교연과 한기총이며 외부단체는 협력 대상”이라고 했다. 지난달 26일 통합 추진 방안을 내놓은 주요 7개 교단장들의 모임과 이들이 구성한 한기총과한교연통합협의회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한교연 측은 “7개 교단장 회의와는 양 기관 통합 논의과정에서 언제든 협의하고 대화할 수 있다”며 “이단 문제가 해결되면 통합을 논의할 ‘한교연 한기총 통합추진위원회’를 즉각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한교연은 특히 ‘한기총과 선 통합론’에 대해 반대입장을 밝혔다. “선 통합할 경우 현재 양 기관의 회원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따라서 현재 예장개혁교단에 가입한 다락방 문제를 처리할 경우 법적인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7·7정관에 의한 교단만 인정한다는 주장은 문제가 되고 있는 예장개혁(다락방)을 포함시키겠다는 것으로 불씨를 안고 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선 통합 주장은 한기총이라는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한국교회가 하나 되기 위해 모든 기득권을 포기할 마음이 있다면 기관의 명칭도, 자리에 대한 욕심도 내려놓고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요청했다.
한교연은 “그동안 한기총 개혁과 이단 척결을 위해 이영훈 대표회장이 부단히 수고하고 노력해 온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그러나 만일 한기총 안에서 다락방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면 이 대표회장이 한기총에서 전격 탈퇴해, 한국교회 전체가 하나 되는 길에 결단을 내려주기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한교연이 한기총과 통합 의지를 재확인한 만큼, 앞으로는 이단 문제를 해결하면서 통합을 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과 절차 등에 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박중선 한기총 사무총장은 “이단 문제를 먼저 해결하라는 한교연의 입장을 충분히 알고 있으며 이에 대해 논의하겠다”면서 “그러나 이 대표회장에게 한기총에서 탈퇴하라고 주문하는 것은 상식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글=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사진=강민석 선임기자
한교연 “통합은 환영… 이단 문제 선결을”
입력 2016-08-04 2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