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좌진 급여를 빼돌려 불법 정치자금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는 새누리당 이군현 의원이 4일 검찰 조사에서 혐의를 대부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는 서울남부지검 관계자는 “(이 의원이) 의혹에 대해 대체로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2011년 7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보좌진 급여 중 약 2억4400만원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하지 않은 계좌로 받아 국회에 등록하지 않은 다른 보좌진 급여와 지역구 사무소 운영비 등으로 쓴 혐의를 받고 있다. 선관위는 지난 6월 9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이 의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선관위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이 의원의 회계 담당자 김모(33)씨도 불법 정치자금 지출내역을 회계보고에 누락한 혐의로 함께 고발했다. 검찰은 지난달 14일 김씨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했다. 서울남부지검 관계자는 “김씨도 조사에서 혐의 대부분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9시50분쯤 검은색 정장에 넥타이를 매지 않은 흰 셔츠 차림으로 서울남부지검에 출석했다. 이 의원은 굳은 표정으로 취재진에게 “물의를 일으켜서 대단히 죄송하다”고 말했다. 출석 12시간여 만인 오후 9시45분쯤 조사를 마친 이 의원은 “성실히 조사를 마쳤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조사 결과에 따라 이 의원과 김씨의 신병처리 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다. 4선인 이 의원은 지난 4월 13일 총선 때 경남 통영·고성에 단독 출마해 투표 없이 당선돼 화제가 됐다.
윤성민 기자 woody@kmib.co.kr
이군현 의원 ‘보좌진 월급 횡령’ 혐의 시인
입력 2016-08-04 18:28 수정 2016-08-05 0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