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셉 호세피안 선교사 “아버지의 순교가 제 신앙을 깨웠어요”

입력 2016-08-04 21:05
호세피안선교회 대표 조셉 호세피안 선교사가 최근 서울 마포구 한국순교자의소리에서 강연하고 있다.

“하나님의 백성들아 겟세마네 동산을 보라∼그 끝없는 밤의 영적인 싸움을∼그 고통을 느껴보라 어찌 기도할지 배우게 되리니∼그에게서 멀리 떠나지 말라 십자가의 길을 걸으라∼.”

강연을 마친 이란 출신 조셉 호세피안(43) 선교사는 연단 옆에 설치된 피아노 앞에 다가섰다. 두 손을 건반을 위에 올려놓더니 연주하며 노래했다. 곡조는 애절했고 거친 그의 목소리는 떨렸다. 호세피안 선교사는 슬픔을 애써 참으며 노래를 이어갔다. 노래는 부친이 별세하기 3일 전 지은 페르시아 찬송가였다.

부친은 이란교회의 지도자이자 순교자, 하이크 호세피안이다. 이란 개신교회의 감독관이었던 부친은 열성적 그리스도인이었다. 1979년 이란 혁명 이후 몰아닥친 근본주의 물결에도 두려움 없이 살았다. 아버지는 수시로 지하교회들을 방문했다. 그러던 94년 어느 날, 부친은 행방불명 됐고 싸늘한 시신으로 나타났다.

“27차례나 흉기에 찔려 가슴이 훼손된 시신이었어요. 아버지는 기독교로 개종한 무슬림의 석방을 돕기 위해 고군분투하다 이슬람 정부에 의해 살해당한 것이었습니다. 아버지는 심장이 열린 채 예수님을 영접하고 있었습니다.”

호세피안 선교사는 당시를 회상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아버지의 끔찍한 주검과 마주하면서 신앙이 깨어나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동시에 부친을 살해한 무슬림을 증오했다. 하지만 미움은 오래 가지 않았다.

“우연히 한 교회에서 원수를 사랑하라(눅 6:27∼38)는 말씀을 듣고 뺨을 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어요. 설교자는 ‘용서할 수 있는 열쇠는 순종에 달려있다’고 했어요. 저는 하나님의 음성이라 생각하고 아버지의 원수를 용서했습니다.”

그는 군 생활에서 자신을 괴롭혔던 이슬람주의자도 용서했다. 그러자 제대 후 가해자는 울면서 용서를 빌었고, 호세피안 선교사는 그에게 성경을 쥐어주며 예수를 전했다. 가해자는 이후 예수를 영접해 지금은 그와 함께 일하고 있다.

호세피안 선교사는 2007년 선친의 사역을 잇기 위해 미국에 호세피안선교회를 설립, 이란 복음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선교회는 이란에서 가장 큰 지하교회의 기독교위성TV 방송 중 하나로, 미디어와 전도여행, 인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근엔 다큐멘터리 ‘이란의 외침(A cry from Iran)’을 제작해 이란 현지에 비밀리에 배포했다. 그는 전 세계 150개 이상 교회를 방문해 박해받는 교회에 대한 인식과 기도 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그는 이 같은 내용으로 최근 서울 마포구 국제선교단체인 한국순교자의소리에서 간증했다. 박해 소식만이 아니라 무슬림들의 엄청난 개종 소식도 알렸다. “이란은 10명이 전도 받으면 9명이 성경책을 원하거나 기독교를 더 알고 싶어 합니다. 94년 아버지가 순교할 당시 2000명이었던 이란 기독교인은 지금 20만명 이상으로 증가했습니다.”

글·사진=신상목 기자, 박건 김도영 대학생 인턴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