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작가 “뻔한 스토리 되지 않도록 기도하며 작업”

입력 2016-08-04 21:47
에끌툰 대표 김민석 작가는 “웹툰 책 ‘마가복음 뒷조사’의 작업을 하면서 예수님의 발자취를 조금이라도 더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군포=김보연 인턴기자

모태신앙인 에끌툰 대표 김민석(31·남서울교회) 작가는 십여 년 전 군대에서 성경을 읽다 무릎을 쳤다. 전도하려던 친구로부터 기독교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을 받았음에도 제대로 답변하지 못해 답답해하던 그였다.

“성경을 계속 읽으니 모든 게 새로웠어요. 성경에서 예수님이 강조하신 ‘하나님의 나라’는 제가 지금까지 생각한 ‘죽어서 가는 천국’이 아니었죠. 성경이 말하는 복은 이 땅에서 배불리 먹고 잘 사는 걸 의미하는 게 아닌 것을 보았습니다.”

지난 1일 경기도 군포시 산본로 작업실에서 만난 김 작가는 “예수님만이 나의 주인이고 그분을 따르는 삶을 살겠다고 결단한 뒤 자연스럽게 기독교 웹툰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어릴 때부터 만화가를 꿈꾸던 김 작가는 제대 후 세종대 만화애니메이션과를 중퇴, 본격적인 작품 활동에 들어갔다. 2010년 첫 웹툰 ‘헤븐리스파이’는 사탄의 무리 속에 스파이로 잠입한 천사와 하나님 나라의 참뜻을 발견하는 과정을 담았다. 2011∼2015년 동료 작가들과 홈페이지 ‘헤븐리스파이’에 웹툰을 연재하다 지난해 7월 기독교 웹툰 사이트 에끌툰을 오픈했다. “기독교 웹툰에 참여하고 싶다는 작가들의 요청이 계속 있었고 더 열린 장에서 기독교 웹툰을 알리고 싶었어요. 헤븐리스파이를 통해 기독교 웹툰도 재미있을 수 있다는 자신감도 갖게 됐고요.”

김 작가가 ‘헤븐리스파이’ ’교회를 부탁해’에 이어 최근 세 번째로 출간한 웹툰 책 ‘마가복음 뒷조사’는 마가복음이 기록된 배경과 마가복음의 예수, 성서가 말하는 하나님나라를 만화로 설명한다. 이를 위해 수십 권의 신학서적을 참고했다. 복음서를 만화로 재밌게 풀려면 무엇보다 복음서의 문화·역사적 배경을 충분히 이해해야 했기 때문이다. 뻔한 스토리가 되지 않기 위해 수없이 캐릭터를 생각하고 그림을 그리는 등 창작의 고통이 따랐다. 김 작가는 “그래도 이 과정이 재밌기만 하다”면서 “이 책을 본 한 초등학생이 페이스북에 ‘예수 따르는 것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쓴 감상평을 봤을 때 힘들었지만 그래도 이 일을 잘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며 웃었다.

김 작가의 소망은 많은 작가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마음껏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되는 것이다. “크리스천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공유될 수 있는 기독교 웹툰의 장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어요. 크리스천 작가인 도스토예프스키나 톨스토이는 일반 문학에서도 기독교 요소를 잘 담았죠. 이들처럼 일반 독자에게도 재밌는 그런 작품들을 많이 만들고 싶습니다.”

군포=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사진=김보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