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이 정책·예산통을 대동하고 호남을 방문했다. 지난 2일 더불어민주당이 내려간 지 이틀 만이다. ‘총선 리베이트 의혹’ 이후 계속 하락하고 있는 호남 지지율에 위기감을 느낀 탓이다.
국민의당 김성식 정책위의장, 김동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와 호남 지역 의원들은 4일 전북·광주·전남을 잇따라 방문해 시·도지사, 시·도교육감과 예산정책협의회를 가졌다. 김 의장은 이듬해 예산에 해당 지역의 주요 사업 예산이 반영되도록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을 포함한 지도부도 9일 1박2일 일정으로 전북 전주를 방문한다.
최근 여론조사에선 국민의당에 대한 호남 민심이 눈에 띄게 멀어지고 있다. 리얼미터가 지난 1∼3일 전국 성인 남녀 1520명을 상대로 조사해 발표한 조사에서 국민의당의 광주·전라 지지율는 25%로 더민주에 6.4% 포인트 뒤졌다(응답률 9.2%,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 포인트). 이런 상황에서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틀 전 광주·전남을 방문해 예산정책협의회를 가졌다. 해당 지역 의원이 이개호 의원 1명뿐이지만 국민의당 지지율 하락 틈새를 노리고 선수를 쳤다.
국민의당의 ‘호남 구애’에도 불구하고 당내에선 역설적으로 ‘호남 일색’ 당원·대의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안철수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대의원제의 폐단과 당원 지역 편중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당헌·당규 제·개정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해 논의했으나 격론을 벌였음에도 끝내 결론을 내지 못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호남 뺏길라”… 국민의당도 호남선 탔다
입력 2016-08-04 1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