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화제] ‘미식 천국’ 伊 음식물 쓰레기와 전쟁

입력 2016-08-05 00:01
사진=픽사베이

피자와 파스타, 아이스크림, 초콜릿과 커피…. 세계 미식가에게 천국으로 불리는 이탈리아가 음식물쓰레기와의 ‘아름다운 전쟁’을 시작했다고 영국 BBC방송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이탈리아 상원은 음식물쓰레기를 연간 100만t가량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한 음식물쓰레기 축소법을 통과시켰다. 음식물 기부 구조를 간소화하고 기부를 막는 규제를 완화해 나눔을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다.

새 법에 따라 유통기한이 지나도 먹는 데 지장이 없는 음식이나 팔리지 않는 농산물을 손쉽게 기부할 길이 열린다. 그간 업체는 유통기한이 가까워진 음식물을 자선단체에 기부하려 해도 보건위생 관련 규제가 복잡해 어려움을 겪었다. 정부는 음식물을 많이 기부한 사람에게 관련 세금도 줄여주기로 했다. 또 음식물 부패 속도를 낮출 포장 방법을 연구하기로 했다.

대국민 캠페인 ‘패밀리 백(Family Bag)’도 진행된다. 이탈리아에서는 지금까지 식당에서 남은 음식을 포장해가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가난하거나 예의 바르지 않다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100만 유로를 투입해 전국적으로 캠페인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이탈리아에서 연간 발생하는 음식물쓰레기는 약 500만t으로 120억 유로(약 14조8986억원)에 해당한다. 이탈리아 국내총생산(GDP)의 1%를 웃도는 수치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만들어지는 음식의 3분의 1은 음식물쓰레기로 낭비되고 있다. 유럽에서는 40%까지 증가했다. FAO 관계자는 “매년 유럽에서 버려지는 음식물은 2억명을 먹일 수 있는 분량”이라고 경고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