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연은 연기로 승부하는 여배우다.
가녀리고 자그마한 체구에 다부진 마스크의 전도연은 화려한 아름다움을 뽐내는 여자가 아니다. 일견 평범해 보이는 얼굴 때문에 연기력이 더 빛난다고 본다.
전도연이 11년 만에 드라마 출연 중이다. tvN 금토드라마 ‘굿 와이프’에서 침착하고 현명한 변호사 역할을 맡아 자신의 모습인 것처럼 해낸다. 순간순간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내는 표정은 드라마의 긴장감을 한손에 쥐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예민한 눈빛과 얇은 입술에서 느껴지는 이성적인 분위기는 소녀처럼 동그란 이마가 가진 순수함과 상반돼 묘한 성숙함을 자아낸다. 때문에 그녀는 어린 처녀의 역할도, 농염한 여인의 역할도 모두 해내는 배우가 될 수 있다.
성경의 ‘굿 와이프’라면 단연 아비가일이다. 이 여인은 욕심만 많고 미련하기 짝이 없는 나발이란 남편을 두었다. 그는 자기 양들과 목자들을 지켜준 다윗과 그 무리에게 감사를 표하긴커녕 멸시하고 빵 한쪽 대접하지 않은 어리석은 인물이다.
분노한 다윗과 무리가 나발을 죽이러 온다는 소식을 들은 아비가일은 재빨리 음식을 많이 준비해서 다윗 앞에 엎드렸다. 남편인 나발은 미련한 자니 그를 죽이면 오히려 왕이 될 사람의 이름을 더럽히는 것이라는 말로 다윗의 마음을 녹이고 설득하는 지혜를 발휘해 남편과 일족의 목숨을 구했다.
죽음의 위기 앞에 침착하고 민첩하게 행동해서 온 집안을 구한 아비가일이라면 ‘굿 와이프’라는 칭호를 써도 모자람이 없을 것이다.
아비가일이 미인이라는 묘사는 없다. 아비가일의 미모가 아니라 지혜로움과 민첩함, 대담함, 설득력 등에 반한 다윗은 후에 그녀가 과부가 되자 부인으로 삼았다.
전도연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그녀의 지적인 매력과 차분함 속에 감추어진 정열과 대담함, 섬세한 연기력으로 인간의 깊은 내면을 그려내는 배우라는 사실에 반한 것 같다.
남궁설민<의사·Back10 치유센터 대표원장>
[남궁 설민의 스타미션] 배우 전도연, 지적 매력과 차분함 속에 감춰진 정열
입력 2016-08-05 20: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