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건설이 매출 1조 5000억원 규모의 건설회사로 성장할 수 있었던 전환점은 교회 건축이었다. 역사적인 첫 교회는 경북 포항시 북구 포항중앙교회(손병렬 목사)였다. 포스코(POSCO)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출석하게 된 교회였다.
건설회사를 창립하면서 내게는 ‘교회를 상대로 사업을 하면 안 된다’는 원칙이 있었다. 기업의 중요한 목표는 이익을 창출하는 것인데 이익을 목적으로 하다보면 성도들끼리 서로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런데 2001년 포항중앙교회 교육관을 건축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교회 건축 과정을 통해 하나님이 쏟아주시는 은혜와 축복을 체험했기 때문이다.
사실 건축을 하면서 손해를 많이 봤다. 한 번은 당시 담임목사였던 서임중 목사님께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교회 건축 때문에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러자 목사님이 웃으시며 말씀하셨다. “이 장로님 믿음이 그것밖에 안 되십니까? 우리 교회 성도들은 건축이 진행되는 동안 밤낮으로 장로님 이름을 부르며 축복을 간구하고 있는데 손해라니요. 손해가 아니라 몇 곱절의 수익이 날 겁니다.”
그때 마음속으로 결단을 했다. ‘그래. 내가 하나님의 은혜에 조금이나마 보답하는 길은 교회를 다른 회사보다 더 경제적으로, 더 좋게, 더 은혜롭게 짓는 것이다.’ 그 결단과 함께 여의도순복음교회 영산성전, 명성교회 월드글로리아센터, 새에덴교회 등 40개의 예배당을 건축했다. 예배당을 건축할수록 회사의 성장 속도도 빨라졌다.
일반적으로 건설업계에서 교회 건축은 성도들 간, 교회 임직들 간 이견 등으로 시공이 지체되는 경우가 많아 까다로운 부문으로 꼽힌다. 아파트나 오피스텔 같은 건물은 한 개 층만 만들면 나머지는 똑같이 시공하면 되는데 교회는 층별로 완전히 다른 설계를 해야 하고, 음향과 심미적 면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도 직원들에게 당부하는 것은 교회 건축 시 손해 봐야 할 때는 깨끗이 감수해야 한다는 점이다. 건축 과정에서 잡음 없이 은혜롭게 짓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기 때문이다. 이윤만 바란다면 교회 건축은 할 수 없다. 건축을 위해 수고하는 손길들을 향한 성도들의 기도가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완공’이라는 열매를 맺는 것이다.
기업의 가장 큰 사명은 존속하는 것이다. 성장을 멈추는 것은 곧 후퇴를 의미하기에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위해 CEO들은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끊임없이 고민한다. 크리스천 CEO는 더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 하나님을 섬기는 경영자 밑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자신의 업무를 통해 성장하고 편안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하기 때문이다. 결코 사람의 지혜만으로는 감당하기 힘들다. 그렇기에 크리스천 CEO는 하나님께 의지해야 한다.
사람도 기업도 성장 과정에서 많은 고통과 고난이 따른다. 청소년들이 성장통을 겪듯이 오늘의 나와 서희건설이 있기까지도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참고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늘 함께 계시며 지켜주시겠다고 약속하신 하나님의 말씀이 있었기 때문이다.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사 41:10)
정리=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사진=강민석 선임기자
[역경의 열매] 이봉관 <10·끝> 교회 건축 은혜롭게 마칠수록 회사 빠르게 성장
입력 2016-08-04 20: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