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가려다 거부 당한 日 극우 정치인, 방위상 입각

입력 2016-08-03 17:48

아베 신조(安倍晉三·62) 일본 총리가 내각 19인을 확정해 3일 발표했다. 방위상에 여성 정치인 이나다 도모미(57) 자민당 정조회장이, 경제산업상에 세코 히로시게(53) 관방 부장관이 오르는 등 각료 11명이 바뀌었다.

이나다는 평화헌법인 헌법 9조 개정을 주장한 대표적인 극우 정치인이다.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의 위패가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각료 신분으로 참배했고 2011년에는 독도와 가까운 울릉도 시찰을 계획했다가 한국 입국을 거부당했다. ‘여자 아베’로 불리는 그를 아베는 차기 총리후보로 밀고 있지만 아직 정치적 영향력은 미미하다.

아사히신문은 이나다의 기용이 아베의 후계 수업 일환이면서 유력한 차기 총리후보를 견제하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지난달 31일 여성 최초로 도쿄도지사에 선출된 고이케 유리코에 이어 여성으로는 두 번째로 방위상 자리를 차지했다. 역시 우익을 대표하는 정치인 마쓰노 히로카즈(53) 전 문부과학차관은 문부상으로 결정됐다. 국방·교육 중책에 우익인사를 전진 배치해 ‘우클릭’ 성향을 공고히 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세코 관방 부장관은 1차 아베정권에서 총리 보좌관을 지낸 최측근으로 2차 아베정권 출범 후 최장기간 재직 기록을 경신했다. 이들 외에도 부흥상(복구업무담당)에 이마무라 마사히로(69) 전 농림수산차관, 법무상에 가네다 가쓰도시(66) 전 외무차관이 발탁됐다.

아소 다로(75) 부총리 겸 재무상, 스가 요시히데(67) 관방장관, 기시다 후미오(59) 외무상 등 8명이 유임된 것은 아베 정권이 기존 방향인 경제 살리기에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산케이신문은 차기 총리 1순위인 이시바 시게루 지방창생상이 새 내각에 포함되지 않은 것을 두고 “아베의 장기집권 야망이 드러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민당 선대위원장에는 후루야 게이지(63) 전 국가공안위원장, 국회대책위원장에는 다케시타 와타루(69) 전 부흥상, 간사장 대행에는 시모무라 하쿠분(62) 총재특별보좌관이 이름을 올렸다.

일본 제1야당인 민진당 오가와 도시오 참의원 의원회장은 “새로울 것이 없는 인사”라고 혹평했다. 공산당 고이케 아키라 서기국장은 “헌법을 개악하려는 아베의 의도가 노골적으로 드러난 인사”라고 비난했다.김미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