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떠받친 주력산업 줄줄이 빨간불

입력 2016-08-04 00:00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조선·해운업뿐 아니라 자동차·건설·디스플레이 등 한국의 주력 산업 대부분이 성장세에 빨간불이 켜진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업의 경우 연간 수주량이 지난해보다 92.3%나 줄어들 것으로 관측됐다.

KDB산업은행은 3일 ‘2016년 하반기 국내 주요 산업 전망’에서 “국내 10대 주요 산업(자동차·조선·철강·일반기계·석유화학·반도체·디스플레이·휴대전화·해운·건설) 중 철강(0.7%)과 해운(4.0%)을 제외한 8개 업종의 올해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철강·해운 역시 정부가 구조조정 대상으로 지정한 경기민감업종인데다 세계 경기 부진이 길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한국의 성장동력이 한계점에 도달했다는 평가가 나온 셈이다.

특히 건설(-7.4%), 디스플레이(-5.3%), 자동차(-4.5%) 산업은 마이너스 성장률 폭이 커 위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산은은 건설업의 경우 이미 공급된 주택 물량이 많아 민간 부문 주택 발주가 줄고, 국제유가 하락으로 해외 수주도 부진할 것으로 봤다. 디스플레이산업은 대형·중소형 LCD 패널 가격 하락세가 이어진데다 최대 수요 시장인 중국의 성장세가 부담이 되고 있다. 자동차산업은 브라질 러시아 등 자원수출국의 경기 부진, 해외 생산 증가 등의 영향으로 올해 수출이 8.7%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조선·해운업은 산은이 업황 기상도를 5단계(매우 좋음, 다소 좋음, 보통, 다소 나쁨, 매우 나쁨)로 구분한 평가표에서 ‘매우 나쁨’ 판정을 받았다. 산은은 “하반기 국내 조선사가 강점을 가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대형 원유운반선은 이미 발주한 물량이 과다해 수주량이 크게 감소할 것”이라며 “올 하반기에도 전방산업인 해운업 부진과 구조조정의 영향으로 국내 건조량이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운업은 올해 운송 물동량이 4.0%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지만 전반적인 업황 평가는 박했다. 중국 경기가 부진해 물동량 증가율이 높지 않고, 선복량(화물 적재능력) 공급과잉 상태가 계속되는 등 업황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산은은 평가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