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패션 브랜드 ‘데이즈’, 명품과 손잡고 유니클로 잡는다

입력 2016-08-04 00:02 수정 2016-08-04 07:30
명품 브랜드 '라르디니'와 협업하는 데이즈. 이마트 제공

이마트 패션 브랜드 ‘데이즈’가 ‘마트 옷’이라는 수식어를 벗고 ‘가성비가 좋은 고급 의류’ 콘셉트로 거듭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직접 데이즈 홍보에 나서는 등 SPA(제조·유통 일괄형) 브랜드 1위인 유니클로를 뛰어넘는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이마트는 데이즈의 패션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해 브랜드 리뉴얼을 진행한다고 3일 밝혔다. 새로운 브랜드이미지(BI)는 레터링 형식의 기존 BI 대신 육각형을 기본으로 한 입체 패턴의 기하학적 형태다. 육각형은 가격 대비 품질을 뜻하는 ‘가성비’와 믿을 수 있는 ‘소재’, 뛰어난 ‘품질’, 질리지 않는 ‘스타일’과 트렌디한 ‘컬러’, 전 연령을 아우르는 ‘온 가족을 위한 패션’ 등 6가지 가치를 뜻한다.

2009년 론칭한 데이즈는 그동안 별다른 마케팅이나 홍보 활동을 하지 않았다. 이마트 매장 내 ‘숍인숍(Shop in Shop)’ 형태로 운영되면서 이마트 방문 고객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다.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지난해 기준 글로벌 SPA 브랜드 H&M, 자라(ZARA) 등을 누르고 유니클로에 이어 매출 규모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마트를 찾는 이들이 주로 가족 단위 고객인 만큼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패밀리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내세운 것이 특징이다. 출범 당시 2000억원 규모였던 매출은 지난해 4500억원까지 증가했다. 올해는 매출 규모가 5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브랜드 리뉴얼을 통해 데이즈는 처음으로 배우 윤시윤 등 유명 연예인을 광고 모델로 내세우고 대대적인 홍보를 진행한다. 이탈리아 명품 남성복 브랜드 ‘라르디니’, 홍승완 디자이너와 협업을 통해 이미지 고급화에도 나선다. ‘이마트 옷’이라는 이미지 대신 패션 브랜드로서의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정 부회장도 직접 데이즈 띄우기에 적극 나섰다. 정 부회장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데이즈 BI와 모델 포스터, 피팅 준비 사진 등을 직접 올리며 브랜드 리뉴얼 소식을 알렸다.

이미 이마트는 자체 브랜드로 피코크, 노브랜드 등 식품·생활용품 브랜드를 갖고 있다. 지난 1일에는 화장품 브랜드 ‘센텐스’도 론칭했다. 여기에 기존 패션 브랜드까지 강화에 나서면서 생활 전반에서 소비되는 카테고리 제품을 확대해 차별화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한곳에서 ‘원스톱 쇼핑’을 즐기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마트 자체 브랜드 카테고리를 전 영역으로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패션 카테고리가 10∼20%의 매출 비중을 차지하는 등 마트 내 매출 규모가 커지고 있는 점도 이마트가 패션 브랜드를 키우는 이유다. 이마트에 따르면 전체 패션 매출 중 데이즈 비중은 올해 기준 30%에 달한다. 오세우 이마트 데이즈 상무는 “이마트라는 확고한 유통채널 경쟁력 외에도 해외 명품 브랜드와 디자이너 협업 등을 통해 패션 브랜드로서의 경쟁력 강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