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에 순이자마진(NIM) 감소로 수익성이 악화된 은행들이 보유 부동산 매각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옛 외환은행과 전산통합으로 탄생한 KEB하나은행을 필두로 대부분 은행들이 지점을 줄이면서 입주해 있던 건물을 내놓아 자산을 현금화하는 중이다.
KEB하나은행은 오는 12일 서울 중구 을지별관 건물과 한외빌딩 7개층, 경기도 용인의 옛 하나은행 연수원과 옛 외환은행 연수원 등 4곳을 공개 매각한다. 최저 입찰가격은 을지별관 1281억원 등 4곳을 합쳐 총 3338억원 규모다.
을지별관과 대각선 건너편은 명동 금융가 핵심 지역인데, 옛 외환은행 본점(사진)이 자리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이 건물도 팔기 위해 매각 주관사를 선정했으며 명동 노른자 위치인 만큼 1조원 이상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외에도 하나은행은 옛 외환 지점과 중복되는 47개 지점을 올해 안에 통폐합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통합 이후 자산 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유휴 부동산 매각 정리 작업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은행들도 점포 수를 줄이고 입주 건물을 매각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은행은 최근 1년간 점포 수를 42곳 줄였으며, 올 상반기에만 24곳을 없앴다. 상반기에만 이렇게 지점 건물을 팔아 현금화한 돈이 81억원이다. 지난해 전체 매각 액수보다 3배 이상 많다. 신한은행 역시 73억원, NH농협은행도 41억원어치 부동산을 매각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방편”이라며 “하반기에도 지점을 정리하고 매각하는 작업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비즈카페] 은행 “별관·연수원 알짜 부동산 팔아요”
입력 2016-08-04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