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한교연 통합을 위한 릴레이 기고] 3000교회 연합론

입력 2016-08-03 20:41

베트남 하롱베이의 섬 이야기를 아는가. 지난달에 교역자수련회 인도 차 하롱베이를 다녀왔다. 하롱베이는 세계 7대 자연경관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될 정도로 아름답고 신비로운 인류의 자산이다. 마치 푸른 바다 위에 하나님이 붓으로 그리신 수채화처럼 결코 인간이 만들 수 없는 자연의 신비요, 창조의 경의를 보여주는 절경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하롱베이의 바다에는 파도가 없었다. 다른 해변에서 스피드보트를 타면 허리가 아플 정도로 파도가 치고 배가 흔들리는데, 이곳 바다에서는 아무리 속도를 높여도 파도를 느낄 수 없었다. 가이드의 설명을 들어보니, 하롱베이는 주변에 3000개의 섬이 바람과 파도를 가로 막고 있어서 역사상 한 번도 태풍이나 해일, 쓰나미가 덮친 적이 없었다. 그래서 이곳 바다에선 배 타고 멀미하는 사람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저 먼 바다에서 폭풍이 불어오거나 해일이 덮쳐 와도 하롱베이는 언제나 호수처럼 잔잔하다. 주변 3000개의 섬이 바람과 파도를 막아주는 방파제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우리가 바람의 생성 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 저 태평양, 대서양으로부터 몰아쳐오는 거대한 해류의 생성을 어떻게 막을 수 있겠는가. 마찬가지로 시대 변화와 문화 사조의 흐름에 따라 일어나는 현대 트렌드와 사상의 태동 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

그러나 하롱베이의 3000개 섬이 먼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파도를 막아주는 것처럼, 한국의 3000교회가 연합하면 반기독교적 사상과 정서의 거센 태풍을 잔물결로 만들 수 있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 반기독교적인 정서가 밀물처럼 밀려오고 있다. 한국교회에도 반기독교적인 정서가 쓰나미처럼 밀려오고 있다. 그 배후에는 공산주의 사상과 휴머니즘이 교묘하게 혼합된 네오맑시즘 사상이 있다. 네오맑시즘은 겉으로는 인권, 평등, 정의를 구현하는 것 같지만 거기에는 철저히 유물론적 사회주의 사상이 감추어져 있기에 필연적으로 교회를 공격하게 돼 있다.

프랑스, 독일, 영국 등 유럽의 나라들과 미국으로부터 불어오는 반기독교적 사상과 정신의 바람 자체를 근원적으로 막을 수는 없다. 그러나 3000교회만 연합하면 적어도 대한민국 앞에선 얼마든지 그 태풍을 잔물결로 만들 수 있다.

그러나 한국교회가 여전히 개교회주의에 빠져 있거나 계속 분열하며 다투고 반기독교적 시대 흐름에 예민하게 대응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 언젠가 우리나라도 네오맑시즘을 앞세운 거대한 반기독교적 사상과 정신의 쓰나미 앞에 처참하게 침몰하고 말 것이다. 저 유럽의 교회들처럼 동성애, 이슬람, 종교다원주의 등 반기독교적 바람 앞에 무참히 찢겨나가고 말 것이다.

나는 하롱베이에 다녀온 후에 새로운 꿈이 생겼다. 바로 3000개의 교회를 연합시키는 한 줌의 중보요, 섬김이가 되는 꿈이다. 하롱베이를 지킨 3000개의 섬들처럼 미래사회와 한국교회를 지키는 3000교회 연합론을 외치고 싶다. 섬 하나로는 도저히 태풍을 막을 수 없다. 몇십개, 몇백개로도 안 된다. 전 세계로부터 밀려오는 거대한 태풍과 해류는 3000개의 섬이 견고하게 서 있을 때 막을 수 있다.

다행히 요즘 한기총과 한교연을 하나 되게 하려는 모임과 운동이 활성화되고 있다. 두 기관은 무조건 하나 돼야 한다. 한국교회 생태계를 복원하고 건강한 한국교회를 지키는 대표성 있는 큰 섬이 돼줘야 한다. 그리고 3000개 이상의 교회가 연합하도록 해 반기독교적 쓰나미를 거뜬히 막아줘야 한다. 부디 자기 단체의 이해득실을 생각하지 말고 한국교회의 공익을 생각하길 바란다.

정현종 시인의 ‘섬’이라는 시가 있다.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우리 모두 하나님의 나라와 교회를 지키고 보호하기 위해 3000교회 연합론이라는 섬에 함께 가 보자. 저 하롱베이 바다의 3000개 섬들처럼, 우리 민족의 바다 위에 3000교회 연합론의 푸른 깃발을 휘날려보자.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