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작가 조앤 K. 롤링의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해리포터 시리즈의 8편이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벌써부터 올해에 가장 많이 팔린 책이 되리란 전망도 다수 나왔다. 7편까지 전세계에서 4억5000만부 이상 팔린 가운데 8편이 얼마나 팔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1일 자정(현지시간) 전세계에서 동시 출간된 ‘해리 포터와 저주받은 아이’는 7편이 끝난 시점에서 19년 후가 배경이다. 성인이 된 주인공 해리 포터가 마법부에서 공직생활을 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또 해리 포터가 지니 위즐리와 결혼해 낳은 세 아이 중 덤블도어 교수와 스네이프 교수의 이름을 동시에 딴 막내아들 알버스 세베루스가 부모의 유명세에 눌려 호그와트 마법학교에서 반항하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국내에서도 현재 영어판을 구입할 수 있지만 한국어판은 올 11월말이나 12월초 쯤 되어야 만날 수 있다. 해리 포터 시리즈의 한국어판을 발매해온 출판사 문학수첩은 8편에 대한 정식계약을 마치고 번역에 들어간 상태다.
그런데, 이 책은 소설이었던 시리즈의 7편까지와 달리 희곡인 것이 특징이다. 런던 팰리스극장에서 지난 6월 7일 프리뷰를 시작해 7월 30일부터 본공연에 들어간 동명 연극의 대본이다. 롤링이 연극에 익숙하지 않은 만큼 극작가 잭 손, 연출가 존 티파니와 함께 썼다.
두 파트로 이뤄진 연극은 8주간의 프리뷰 티켓을 비롯해 2017년 5월까지의 본공연 티켓이 발매되자마 바로 매진됐다. 평단의 호평은 물론 대중의 반응이 워낙 폭발적이어서 연극 제작사는 최근 공연을 2017년 12월 중순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하고 4일부터 새롭게 티켓 판매에 들어간다. 뉴욕 브로드웨이 공연도 조만간 확정될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과연 희곡 ‘해리 포터와 저주받은 아이’가 국내에서는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관심이다. 영국의 경우 “‘해리 포터와 저주받은 아이’가 소설이 아닌 것을 팬들은 좋아하지 않는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가 나오긴 했지만 희곡이라는 것에 그다지 거부감을 드러내진 않는다.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시작해 셰익스피어를 거쳐 연극 전통을 확고히 수립한 서구에선 희곡이 문학의 중요한 장르로 인식되고 극작가 역시 시인이나 소설가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는 경우가 많다. 한국 문학계에서 그토록 목매는 노벨상만 보더라도 역대 수상자 가운데 상당수가 극작가다. 덕분에 서구에선 희곡을 읽는 문화가 있지만 한국에선 희곡이 그저 공연 대본으로만 인식돼 왔으며 극작가에 대한 관심도 떨어진다.
문학수첩 관계자는 “‘해리 포터와 저주받은 아이’가 희곡이라 한국에서 판매될 때 장애가 될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이번 기회에 독자들에게 희곡을 읽는 즐거움을 줄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해리포터 시리즈 8번째 작품은 ‘희곡’, 희곡 인기없는 한국서도 열풍 불까
입력 2016-08-03 1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