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북활동 중단 안하면 공격” 탈북자학교에 손도끼 배달

입력 2016-08-02 21:22
북한이탈주민의 국내 정착을 돕는 경기도내 한 대안학교에 정체불명의 남성이 손도끼와 협박 편지를 보내 보안 당국이 수사에 나섰다. 2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경기도내 한 탈북자 지원 대안학교장 앞으로 신원불명의 남성이 보낸 택배 상자 1개가 배송됐다.

상자 안에는 길이 약 30㎝ 크기의 손도끼와 손으로 쓴 A4 용지 1장 분량의 편지가 들어 있었다. 편지에는 “반북 활동을 중단하지 않으면 도끼로 ○○을 치겠다” 등 협박하는 문구와 북한을 찬양하는 이적문구가 쓰여 있었다.

학교 측은 경찰에 즉시 신고했고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기남부경찰청 보안수사대는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으로 보고 택배 발신지를 추적해 지난달 21일 서울시내 한 편의점에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한 남성이 장갑을 낀 채 들어와 택배를 보낸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현재 이 남성의 소재지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편의점을 나온 후 택시와 버스를 수차례 갈아타는 등 추적망을 의도적으로 피한 것처럼 행동해 경찰이 예상 도주로의 CCTV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대남간첩 소행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 중이다. 이 대안학교는 10여년째 북한이탈주민의 국내 정착을 돕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편지 내용이나 남성의 도주 수법이 범상치 않은 점이나 최근 북한의 테러 위협 등을 고려할 때 북한 소행일 가능성은 있으나 아직까지는 간첩 소행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며 “해당 교장이 북한이탈주민을 대상으로 적응을 돕는 강의와 봉사활동 등을 한 것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들이 보낸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