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을 가다 ②] ‘모바일 포스’로 단골 선별해 할인 혜택·선물

입력 2016-08-03 04:51
지난달 27일 대전 중구에 위치한 태평전통시장의 청년 상인들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주관하는 ICT 활용교육을 받고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제공

“모바일 포스(POS)기로 매출 관리를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지난달 27일 오후 6시쯤 대전 중구에 위치한 태평전통시장 내 한 카페. 젊은 상인 10여명이 모여 치열한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장사가 잘 안 된다’는 푸념도, ‘어느 자리의 가게가 장사가 잘 되느냐’는 전통적인 논쟁이 아니었다. 3년 전 도입한 모바일 포스 활용법에 대한 문답이 주를 이뤘다.

모바일 포스는 모바일 결제 서비스의 하나다. 스마트폰·태블릿PC 등의 기기를 카드 단말기로 사용하는 시스템이다. 카드결제, 매출과 고객관리, 쿠폰 활용 등이 모두 가능하다. 시장 상인들은 포스를 이용해 단골고객을 선별하고 할인 혜택과 선물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태평전통시장은 154개 점포 가운데 34곳에 포스기를 설치한 상태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포스기를 보유한 셈이다. 예산은 전액 국비로 지원된다.

상인회는 시장 내 고객 쉼터에 ICT 카페도 조성했다. 인터넷 검색을 할 수 있는 기기 2개도 함께 설치했다. 시장에 대해 잘 모르는 이들이 시장의 구조와 함께 어느 가게에서 어느 물품을 파는지 검색할 수 있도록 했다. 상인들은 홈페이지 관리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상품 쇼핑의 편의성을 늘리고자 카테고리별로 나눠 가격과 사진을 제공 중이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태평전통시장은 ‘매력 넘치는 우리 시장’ 애플리케이션(앱)을 잘 활용하는 사례로 꼽히기도 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중소기업청의 지원으로 2014년부터 앱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앱을 통해 고객들은 시장 내 점포 위치를 검색할 수 있고, 인기 있는 가게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태평시장이 변화를 꾀한 건 모두가 생존을 위해서다. 이용수 태평전통시장 상인회장은 “대형마트 등에 밀린 전통시장이 다시 살아나기 위해서는 IT와의 접목이 필수적이었다”며 “최근에는 SNS를 통한 홍보가 필수적이라 상인들이 모여 페이스북 관리법도 배우고, 공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도봉구에 위치한 창동신창시장도 ICT 카페를 시장 내 작은 쉼터와 키즈카페와 연계해 운영하고 있다. 엄마들은 아이와 키즈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며 시장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지난달 27일에는 처음으로 어린이들을 초청해 영화를 상영했고, 20여명이 찾아와 영화를 관람했다. 신창시장 상인회 관계자는 “앞으로 매주 수요일마다 영화를 상영할 계획”이라며 “IT를 통해 전통시장에 관한 관심이 올라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