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상승률이 석 달째 전년 동월 대비 0%대를 기록했다. 지난달 상승률은 10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저유가에 따른 결과라는 설명으로 경제가 그만큼 활력을 찾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부의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 목표치인 1.1%는 달성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통계청은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작년 7월과 비교해 0.7% 올랐다고 2일 발표했다. 0.6%를 기록한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지난 2∼4월 1%대 상승률을 유지했다. 농산물 가격 상승의 영향이었다. 하지만 5월부터 0%대로 떨어졌다. 5월과 6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각각 0.8%에 그쳤다.
지난달 석유류 가격이 1년 전보다 8.9% 하락하면서 전체 물가를 0.38% 포인트 끌어내렸다. 농산물도 4.0% 떨어지며 전체 물가를 0.15% 포인트 하락시켰다. 전기·수도·가스 요금도 3.9% 내려가면서 물가를 0.18% 포인트 떨어뜨리는 효과를 냈다. 지역난방비와 도시가스가 각각 22.2%, 15.8% 하락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저유가로 도시가스 요금이 인하되고 7월 지역난방비가 내려가는 등의 영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저성장과 저물가 기조가 맞물리면서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그러나 정부는 최근까지도 유가 상승을 기대하며 물가 상승을 낙관했다. 지난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대한 분석 자료에서 기획재정부는 “하반기에는 국제유가의 완만한 상승 등으로 물가 상승세가 다소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같은 달 내놓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도 하반기로 갈수록 유가가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이를 토대로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 목표를 연간 1.1%로 설정했지만 장밋빛 전망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다만 지난달 서비스물가는 1.9% 상승해 전체 물가를 1.05% 포인트 상승시켰다. 서비스물가 중에선 집세가 2.5% 올랐다. 전세가 3.6%, 월세가 0.3% 상승했다. 개인서비스물가도 2.1% 오르며 큰 폭의 상승률을 보였다. 외식 소주가격(13.2%)과 공동주택관리비(3.4%) 상승세가 두드러진 탓이다. 생선, 조개류, 채소, 과실류 등 신선식품지수는 0.4% 하락했다. 신선식품지수 상승률은 지난 2∼4월 9%대로 높았지만 5월 3.5%로 상승세가 꺾였고, 6월(-1.7%)에 이어 두 달째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달 조기, 갈치 등 신선어류는 6.9% 올랐지만 신선채소와 신선과실이 각각 -4.6%와 -4.3%를 나타냈다.
세종=유성열 기자nukuva@kmib.co.kr
7월 물가 0.7%↑… 10개월만에 최저
입력 2016-08-02 1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