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 참전용사의 부모를 조롱했다가 역풍에 휩싸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가 좀체 수렁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연일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도 크게 벌어졌다.
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상이군인회 연례행사에서 “미군 전사자 가족만큼 자유와 안보를 위해 힘쓴 사람은 없다. 이들 앞에선 겸손해야 한다”고 말했다.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트럼프를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사자 가족모임인 ‘골드 스타 패밀리스’는 트럼프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공화당 내부의 반발도 거세다. 폴 라이언 하원의장과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 등 공화당 지도부가 트럼프에게 등을 돌린 데 이어 상이용사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도 “트럼프는 미군 전사자의 부모를 헐뜯었다”며 “그의 발언이 공화당을 대변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의 최측근인 샐리 브래드쇼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절대 대통령이 될 수 없는 사람”이라며 공화당 탈당을 선언했다.
‘사면초가’에 빠진 트럼프는 언론으로 화살을 돌렸다. 그는 트위터에 “CNN이 클린턴을 위한 ‘보도 공장’ 노릇을 한다”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오하이오주 콜럼버스 유세에서는 “뉴욕타임스 보도는 매우 부정직하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클린턴을 ‘악마’라고 일컫는가 하면 “대선이 조작될 우려가 있다”고 막말을 쏟아냈다.
잇따른 막말에 대한 피로감 때문에 지지율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CNN은 클린턴이 트럼프를 9% 포인트 차로 앞섰다고 보도했다.
CNN과 여론조사기관 ORC의 공동 여론조사에서 클린턴은 52%의 지지율을 얻은 반면 트럼프는 43%에 그쳤다.
공화당 여론조사 전문가 프랭크 런츠는 “유권자는 트럼프가 다른 정치인을 공격하는 것은 좋아한다. 하지만 일반인을 공격하는 것은 싫어한다”고 분석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신훈 기자 zorba@kmib.co.kr
이번엔 잘못 건드렸나봐! … ‘사면초가’ 트럼프
입력 2016-08-03 00: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