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화장품이 캐릭터를 만나면? 재미 톡톡… 매출도 쑥쑥

입력 2016-08-03 04:00
중저가 화장품 업체들이 캐릭터와의 협업 제품을 내놓으며 여성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①미샤 ‘미니언즈 에디션’, ②어퓨 ‘리락쿠마 에디션 에어 핏 어퓨 쿠션 XP’, ③미샤 ‘올 어라운드 세이프 선블록 라인프렌즈 에디션’, ④더페이스샵 ‘디즈니 콜라보레이션 쿠션’, ⑤더페이스샵 ‘카카오프렌즈 콜라보레이션’. 각 업체 제공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캐릭터 화장품을 모아 화장대를 꾸미는 여성들의 ‘인증샷’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중저가 화장품 업계는 캐릭터 협업 제품을 내놓으며 제품 기능보다 캐릭터를 부각하는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에이블씨엔씨 미샤는 ‘미샤 미니언즈 에디션’이 출시 직후 15개 제품 모두 자사 온라인몰에서 1∼15위를 기록했다고 2일 밝혔다. 미샤는 미니언즈 캐릭터를 활용해 쿠션과 립크레용 등으로 구성된 ‘미샤 미니언즈 에디션’을 지난달 중순 론칭했다. 앞서 미샤는 라인프렌즈 캐릭터를 제품으로 만든 ‘미샤 라인프렌즈 에디션’을 론칭했는데, 선팩트 등을 중심으로 품절대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라인프렌즈 캐릭터가 워낙 해외에서 인기가 높다 보니 미샤는 아예 중국 수출용 라인프렌즈 에디션 제품들을 출시하기도 했다.

LG생활건강 더페이스샵은 카카오프렌즈를 활용한 제품들로 재미를 톡톡히 봤다.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적용한 ‘더페이스샵×카카오프렌즈 콜라보레이션’ 제품들은 초도 물량이 완판되며 국내뿐 아니라 중국, 베트남, 싱가포르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더페이스샵은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제품 성공에 이어 지난달부터는 디즈니와 함께 ‘더페이스샵×디즈니 콜라보레이션’을 선보이고 있다. 디즈니 쿠션 역시 출시 2일 만에 초도 물량 13만개가 ‘완판’됐다. 이밖에도 어퓨는 ‘리락쿠마 에디션’ 제품을, 에뛰드하우스는 ‘웨딩피치’ 캐릭터를 활용한 협업에 나서는 등 다양한 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캐릭터 협업은 주로 중저가 로드숍 브랜드들이 주도하고 있다. 캐릭터 협업 제품은 기존 제품의 용기와 디자인만 다르게 해서 재출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업체 입장에서는 새로운 기능의 제품 대신 디자인만 새롭게 해도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하나의 캐릭터 제품 협업 기간을 길게는 6개월 정도로 잡고 출시 직후 곧바로 다음 협업 제품을 준비하는 등 인기 캐릭터 선점에 나서고 있다. 캐릭터 인기를 그대로 제품에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 탓에 브랜드나 제품 기능보다는 캐릭터에 끌려 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상당수 제품이 1만∼2만원대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 부담이 크지 않아 기존 제품이 있더라도 동일한 제품의 캐릭터 패키지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구매로 계속 이어지려면 캐릭터로는 한계가 있고 제품 자체 경쟁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캐릭터 로열티도 부담이다. 업체들은 캐릭터 협업의 대가로 매출의 5%가량을 로열티로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