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代 에이즈 확진 동성애자 숨진 채 발견

입력 2016-08-03 00:10
동성 연인에게 이별을 통보받은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 확진 40대 동성애자가 숨진 채 발견됐다.

2일 광주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8시22분쯤 광산구 장덕동 한 아파트 거실에서 김모(46)씨가 쓰러져 숨져 있는 것을 119구급대와 경찰이 발견했다.

경찰은 김씨가 전날 밤 ‘미안하다. 나 먼저 간다’며 자살을 암시하는 문자를 그동안 사귀어온 동성 연인에게 보냈다고 밝혔다. 발견 당시 김씨는 거실 바닥에 반듯이 알몸으로 누워 있는 상태였다.

숨진 김씨의 주변에는 비어있는 우울증 약봉지 100여개와 술병 6개, A4용지 3장 분량의 유서가 놓여 있었다. 유서에는 “솔직히 많이 힘들다. 몸도 마음도 행동도 내 인생에서 마지막…”이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결과 김씨는 지난해 11월 대전의 한 병원에서 에이즈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지난달 알게 된 동성 연인(39)과 교제해 오다 최근 이별을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외상이 없는 점으로 미뤄 김씨가 우울증 치료를 위해 처방받은 약을 한꺼번에 복용해 자살한 것으로 추정하고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