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일임형 ISA 수익률 조사 나선다

입력 2016-08-01 21:48
IBK기업은행이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수익률을 부풀려 공시한 사실이 드러나자 금융위원회가 금융회사를 상대로 표본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기업은행은 1일 “실수로 수익률을 잘못 공시했다”며 공식 사과했고, 대고객 사과문도 발송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달 중 일임형 ISA를 판매하는 금융회사의 수익률 산출 과정을 금융투자협회와 조사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추가적인 문제가 발견되면 일임형 ISA의 개별 모델포트폴리오(MP)를 전수 조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번 논란으로 신뢰성이 저하된 일임형 ISA 공시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서다.

앞서 시중은행과 증권사 등은 지난달 28일 일임형 ISA 모델포트폴리오(MP) 수익률을 공시했다. 증권사가 상위권을 차지한 가운데 기업은행의 ‘IBK기업은행고위험스마트모델포트폴리오’가 2.05% 수익률을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은행권 중 최고 수익률이었다. 하지만 고객들의 실제 수익률과 차이가 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기업은행은 공시 실수를 인정했다. 이번 공시는 최초 가입자 기준 3개월(4월 11일∼7월 11일)간 MP 수익률을 산출 하는 게 원칙이다. 그런데 가입한 지 3개월이 안 되는 가입자들의 수익률도 반영하면서 수익률이 실제보다 부풀려졌다는 게 기업은행 설명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금투협 가이드라인을 실무진이 잘못 해석하고 있었다. 명백하게 우리 잘못”이라고 말했다.

금융 당국은 기업은행의 수익률 산출 과정을 면밀히 확인한 후 정정 공시할 계획이다. 법규 위반 소지가 발견되면 금융감독원이 추가 조치를 하기로 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금융 당국이 ISA 출범 2∼3개월 만에 무리하게 수익률 공시를 추진하는 바람에 실무진 차원에서 혼선이 생긴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