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 대만 원주민 말살정책 공식 사과

입력 2016-08-01 21:26

차이잉원(사진) 대만 총통이 원주민 문화를 말살하려 했던 과거사를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대만 역사상 원주민 탄압에 대해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차이 총통은 1일 대만 내 16개 소수민족 대표를 총통부로 초청해 대만사에서 수천년간 살아 온 원주민 역사가 누락된 것을 사죄했다. 그는 사과문을 통해 10차례나 ‘죄송하다’고 표현했고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원주민 관련 위원회를 설치하고 원주민기본법을 제정해 원주민의 자치, 언어, 문화, 교육 등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17세기 네덜란드가 본토인을 데려오기 전까지 대만에는 다양한 원주민 부족들이 거주했다. 그는 “과거의 대만정권이 무력을 사용해 원주민의 기존 권리를 무자비하게 침해했다”며 “화해의 책임은 정부에 있다”고 지적했다. 대만 정부는 이날을 원주민의 날로 정하고 매년 원주민 정책 진척상황을 보고키로 했다. 할머니가 대만 원주민인 파이완족 출신이기도 한 차이 총통은 과거 국민당 시절부터 정부의 과오를 인정한다는 취지로 원주민 사과를 추진해왔다. 지난 5월 20일 취임식에도 파이완족 전통의상을 입은 합창단을 무대에 세워 원주민으로서의 정체성을 드러냈다.

대만 인구의 2.3%를 차지하는 원주민은 16개 부족 54만명에 달한다. 이들은 1980년부터 국민당 정부의 강압 통치에 맞서 캠페인을 벌여왔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