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차량호출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 업체인 ‘우버’가 글로벌 지도제작 프로젝트에 5억 달러(약 5600억원)를 투자한다. 구글 지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자율주행차량을 개발하기 위한 시도로 분석된다. 우버의 중국법인인 ‘우버 차이나’와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디디추싱’이 합병할 계획으로 알려져 우버의 투자력도 한층 여유가 생겼다는 평이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31일(현지시간) 우버가 지도 프로젝트에 5억 달러를 투자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2009년 창립된 우버는 구글 지도를 활용해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2013년 구글로부터 3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양사의 관계도 끈끈한 편이었다.
그러나 우버가 지난해 세계 최고 지도제작 전문가인 브라이언 매클렌든을 영입하면서 구글과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매클렌든은 구글 지도의 전신인 위성 지도 서비스 ‘구글 어스(Google Earth)’를 만든 제작자다. 업계에선 우버의 자체 지도 구축이 현재 사업 중인 차량호출 서비스를 넘어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한 토대를 다지는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자율주행차는 안전성과 신뢰성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정확한 지도 데이터 DB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 실제로 우버는 현재 피아트-크라이슬러와 자율주행차 개발 파트너십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자율주행차용 지도 플랫폼 시장은 구글과 애플 등이 주도하고 있다. 여기에 우버를 비롯한 아우디·다임러·BMW 등 자동차 업체도 속속 도전장을 내는 형국이다. 구글이 독점하다시피 한 지도 시장을 우선 공략해야 향후 자율주행차 시장에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우버는 자금 면에서 유리한 입지를 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 우버차이나와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디디추싱이 합병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합병 법인의 가치는 350억 달러(약 39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 2년간 차량 공유 서비스의 왕좌를 두고 중국에서 출혈 경쟁을 벌여오던 두 업체가 힘을 모으게 된 것이다.
트래비스 칼라닉 우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중국에서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사업을 하는 유일한 방법은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합병 배경을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합병으로 우버의 기업가치가 680억 달러(약 75조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의 경우 네이버와 카카오, SK텔레콤 등이 지도 플랫폼 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아직 세계적인 흐름과 비교해 부족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IT 업계 관계자는 “통상 2020년부터 자율주행차가 본격 보급될 거라는 전망이 높은데 향후 지도 데이터를 장악한 업체가 시장을 좌우할 것”이라며 “자율주행차라는 신사업을 차근차근 준비하기 위해 관련 플랫폼 마련에 좀 더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우버, 무인車 시장 도전?… ‘지도 제작’ 5억 달러 투자
입력 2016-08-02 0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