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십자가 파괴, 교황도 테러하라”… 교황은 “이슬람 포용”

입력 2016-08-02 00:11
이슬람교도들이 3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산타마리아 트라스테베레 성당을 찾아 지난 26일 IS 테러로 숨진 자크 아멜 신부를 기리기 위한 추모 미사를 드리고 있다. AP뉴시스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십자가를 파괴하라”며 기독교를 향한 테러를 또다시 천명했다. 하지만 기독교 세계에서는 이슬람교에 대한 ‘용서’와 ‘화합’의 목소리가 더 높았다.

IS는 지난 31일(현지시간) 발간한 영문판 선전잡지 ‘다비크’ 최신호 표지를 IS 깃발을 매단 남성이 교회 종탑에 올라 십자가를 끌어내리는 사진으로 장식했다. 표지 하단에는 ‘십자가를 파괴하라’는 제목을 붙였다. 또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프랑스 니스 등의 테러 사진을 싣고 “칼리프의 전사 12명이 600명이 넘는 십자군을 죽거나 다치게 한 뒤 순교했다”고 적었다.

IS는 교황도 테러와 무관치 않다고 협박했다. IS는 “이슬람에 대한 적대감을 직접적으로 드러낸 과거 교황과 달리 프란치스코 교황은 선의의 베일 뒤에 숨었다”고 비난하며 테러의 표적으로 지명했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슬람과 폭력을 동일시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밝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을 비롯한 외신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폴란드에서 열린 가톨릭 세계청년대회 참석 후 귀국하면서 취재진을 만나 “모든 종교에는 소수의 근본주의자가 있다. 우리 역시 그렇다”며 화해와 포용을 강조했다고 1일 보도했다.

이런 포용의 모습은 지난 26일 IS의 테러로 숨진 자크 아멜 신부를 기리기 위한 추모 미사에서도 확인됐다. 프랑스 루앙의 루앙대성당에서 31일 열린 추모 미사에는 무슬림들도 초청돼 함께 아멜 신부를 기리는 시간을 가졌다. 같은 날 이탈리아 로마 트라트데베르의 성모 마리아 성당에서도 기독교 및 이슬람 교인이 함께 아멜 신부 추모 미사를 올렸다.

신훈 기자 zorb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