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마케팅 주춤… 더민주 4人 ‘컷오프 통과’ 총력전

입력 2016-08-01 19:05
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들이 1일 당대표로 가는 첫 관문인 예비경선에서 살아남기 위해 선거인단 표심 공략에 나섰다. 4명의 후보 중 1명이 컷오프(8월 5일)되는데 누가 탈락하느냐에 따라 본선 구도가 달라질 수 있다. 컷오프를 통과한 3명의 순위와 표차가 공개되면 ‘대세론’이냐 ‘양강구도’냐도 결정될 전망이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뒤늦게 당권 레이스에 합류한 이종걸 의원과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이다. 당권 주자 중 유일한 비주류인 이 의원은 당내 지지 기반이 약하고, 김 전 교육감 역시 원외 인사라는 한계가 있다. 이들은 당 소속 국회의원과 시·도당위원장, 원외 지역위원장, 광역·기초단체장 등으로 구성된 340여명의 선거인단과 접촉면을 늘려가면서 당심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 의원은 올해 초 테러방지법 저지를 위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참여했던 의원들을 주로 공략하고 있다. 김 전 교육감은 아래로부터의 당 운영과 대권주자의 확장성을 내세워 지지를 호소한다는 방침이다. 두 사람은 더민주 자치단체장 중 70여명이 속해 있는 자치분권민주지도자회의가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했다. 광역·기초단체장은 예비경선 선거인단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이들이 반대하면 컷오프 통과가 쉽지 않다. 특히 국회의원이나 지역위원장에 비해 계파 논리에서 자유롭고, 아직 지지 후보를 정하지 않고 관망 중이라 예비경선은 물론 본선에서도 최대 변수로 꼽힌다. 추미애 송영길 의원도 이들이 주최하는 토론회에 참석했었다.

컷오프 전망은 엇갈린다. 당 관계자는 “이 의원이 예비경선에서 떨어지면 비주류 세력 전체가 위축될 것”이라며 “비주류 쪽에서 이 의원을 탈락하게 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중앙위원들과 개인적 인연이 두터운 김 전 교육감의 경쟁력을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당내에선 이 의원이 본선에 진출하면 비주류 표심을 일부 확보하고 있는 송 의원의 표를 잠식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일찌감치 당권 도전에 뛰어든 추·송 두 의원은 한 표라도 더 얻어 1위를 하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일단 대세론이 형성되면 ‘될 사람 밀어주자’는 분위기를 타고 본선까지 무난하게 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추 의원은 이날 서울 광화문에서 단식 농성을 하고 있는 이석태 세월호 특조위원장을 위로 방문한 뒤 서울·경기 지역 지지자들과 만났다. 저녁엔 청년과 더불어 경제 아카데미 입학식에도 참석해 눈도장을 찍었다. 송 의원은 경기도 의정부와 자신의 지역 기반인 인천 계양을 대의원대회를 찾아 표심을 다졌다.

예비경선의 투표 결과는 컷오프되는 후보에게만 공개된다. 경선을 통과한 3명의 순위는 공식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지만 개표 과정에 각 후보 캠프의 참관인이 들어가기 때문에 득표수가 알려질 가능성이 크다. 예비경선으로 후보 간 경쟁력이 어느 정도 판가름나면 현역 의원들과 원외 지역위원장들의 움직임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친문 마케팅’은 잠시 사그라든 모습이다. 이 의원을 제외한 주류 후보 3인방의 노골적인 문심 잡기 행보를 두고 당 혁신이나 대선 승리를 위한 비전은 없이 문재인 전 대표에게만 기댄다는 비판이 나오면서다. 다만 친문이 여전히 당내 최대 세력인 만큼 예비경선이 끝나면 다시 불붙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