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영(43·사진) 나의미래공작소(나미공)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20년간 국내 주요 기독문화단체를 두루 거친 베테랑 문화사역자다. 1996년 한국컨티넨탈싱어즈 단원으로 문화사역을 시작해 현대기독교음악(CCM) 가수 강명식 남궁송옥 등의 앨범 기획사인 칼라기획에서 프로모션 팀장, 두란노서원에서 음반기획자로 일했다. 찬양사역단체 디사이플스엔 창단멤버로 참여했으며 2003년 마커스 미니스트리를 창단해 11년간 대표직을 맡았다. 작사가로서 ‘부르신 곳에서’ ‘주님은 산 같아서’ ‘주를 위한 이곳에’ 등의 곡도 발표했다.
김 디렉터는 지난 1월 서울 마포구 독막로8길에 나미공을 설립했다. 나미공은 청년들이 진로와 소명을 발견할 수 있도록 문화 및 기독교 세계관 교육을 제공하는 크리스천 문화예술훈련단체다. 최근 나미공 사무실에서 그를 만나 다음세대를 위한 교육사역에 뛰어든 이유를 들었다.
◇부르심 받은 분야에서 사명 발견하기=“많은 사람들이 저를 ‘기독문화 콘텐츠를 만드는 사역자’라 생각해요. 찬양사역단체와 CCM 음반사에서 오래 활약했으니까요. 하지만 문화사역의 핵심은 ‘교육’입니다. 예배 등 문화사역을 기획하는 것도 결국 올바른 세계관을 갖춘 기독교인을 만들기 위해서거든요.”
김 디렉터에게 ‘왜 CCM·예배 사역이 아닌 교육인가’를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 특히 대중을 상대로 예배와 공연을 펼치는 문화사역자에겐 기독교 세계관 교육이 절실하다고 봤다. 하지만 일선 교회에선 이를 가르치지 않았다.
“기독교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예수님의 생각을 품고, 그분의 관점으로 세상을 봐야 해요. 하지만 교회에서 성경공부나 제자훈련은 열심히 받았음에도 세상 사람들과 별 차이 없이 사는 청년들이 적지 않더군요. 신앙과 삶의 간극이 큰 거지요. 부르심 받은 분야에서 성경적 안목을 갖추고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맞춤형 교육을 제공할 필요를 느꼈습니다.” 김 디렉터는 2014년 마커스 미니스트리 대표직을 사임하고 새로운 사역을 준비했다.
◇기독예술가가 창작에 전념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나미공은 현재 문화·예술 영역에서 성경적 원리를 가르치는 ‘예학당’ 및 ‘문화캠프PYM’, 크리스천 전문가와 청년 간 만남을 주선해주는 ‘만나다’와 ‘배우다’를 운영한다. 문화·예술계 전공자를 대상으로 40주간 진행하는 예학당은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문화콘텐츠와 예술품을 창작하는 크리스천을 양성하는 게 목표다. 교육과정은 ‘문화’ ‘세계관의 흐름’ ‘창조성’ ‘대중문화와 크리스천 예술가’ 등으로 구성돼 있다. 기수마다 15∼20명의 수강생을 모집하며 현재 200명 이상이 이 과정을 수료했다.
‘만나다’와 ‘배우다’에선 기독 청년들이 디자이너 안지용(메니페스토 건축사) 장성은(매치) 대표, 우종학(서울대 물리천문학) 심상용(동덕여대 큐레이터학) 교수 등 전문가와 허심탄회하게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김 디렉터의 목표는 나미공을 중심으로 교육사역을 확장해 기독교 대안학교를 곳곳에 설립하는 것이다. 이곳을 통해 기존의 공교육기관과 교회에서 제대로 배우기 힘들었던 기독교 세계관을 가르칠 계획이다. 예학당 프로그램을 심화시켜 예술대학을 세우는 것도 계획하고 있다.
“건물을 짓고 비싼 등록금을 받기보단 교회 안에 학교를 세워 학비를 온전히 교사와 학생에게 투자하는 대안학교를 짓고 싶어요. 이를 통해 기독교 가치관을 갖춘 예술가들이 창작에만 전념하는 생태계가 조성되도록 힘쓸 겁니다.” 글=양민경 기자·사진=김보연 인턴기자
grieg@kmib.co.kr
[다음세대 N] “청년들이 소명 발견할 수 있게 돕는 게 내 새로운 소명”
입력 2016-08-01 2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