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적으로 청소년 성경학교를 열기 힘든 작은 교회를 위해 한 교회가 연합성경학교를 열고 있다. 그런데 이 교회 역시 규모가 작은 편이다. 연합성경학교를 열 여력은 없지만 한국교회의 미래인 다음세대를 키우는 일에 손을 놓고 있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 교인들이 정성을 모았다.
전북 익산 구평교회(진광섭 목사)는 지난 25∼27일 교회에서 ‘남은 자여! 일어나라!’라는 주제로 ‘하나님의 세대 청소년 캠프’를 열었다. 2014년 처음 시작해 올해로 3회째다. 이 성경학교는 학생 수 20명 미만의 작은 교회만 참여가 가능하다. 중·대형교회 중에서도 작은 시골교회를 위해 연합성경학교를 개최하는 경우가 있지만 구평교회는 교인 수 100여명, 교회학교 학생 12명뿐인 작은 교회다. 연합성경학교를 여는 데 드는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교인들이 십시일반 헌금을 했고 그래도 부족한 부분은 교회 재정으로 채웠다. 아이들이 먹을 음식은 교인들이 준비했고, 화장실과 샤워실도 외부에서 빌렸다. 참석자들에겐 보험료 5000원만 받았다. 구평교회에서 26년째 사역하고 있는 진광섭 목사는 “다음세대를 키워나가지 않으면 희망이 없다는 것을 우리 교인들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며 “빠듯하지만 할 수 있는 데까진 (연합성경학교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합성경학교엔 학생 1명이 참석한 교회도 있다. 시골엔 아이들이 적은 교회들이 많아 “학생이 2∼3명밖에 없는데 참여할 수 있느냐”는 문의도 많았다. 이런 작은 교회들 14곳에서 총 120명의 아이들이 모였다. 이 아이들을 작은 예배당에 수용하기가 어려워 의자 등 웬만한 물품은 모두 밖으로 빼낸 뒤 성경학교를 진행했다.
한신대 학생들이 자원봉사를 자청해 참여했다. 캠프에 참여한 한 교회 교사는 “캠프가 끝났는데도 집에 가기 싫어하는 아이들을 보며 큰 은혜를 받았다”고 말했다. 진 목사는 “많은 아이들이 교회를 멀리하는 상황에서 캠프에 참여해 준 아이들이 너무 고맙다”며 “이들이 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주역이 됐으면 좋겠고, 단 한사람이라도 깊은 은혜를 체험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캠프에서 찬양콘서트를 이끈 찬양사역자 ‘시와그림’의 김정석 목사는 “큰 교회도 감당하기 힘든 사역을 작은 교회가 이어가는 것이 너무 귀하다”며 “구평교회는 작지만 큰 교회”라고 설명했다. 또 “학생들의 초롱초롱한 눈빛과 미소를 잊을 수 없다”며 “이런 귀한 캠프가 더 많아져서 섬김과 헌신을 통한 은혜의 폭포수가 청소년들에게 흘러가길 기도한다”고 전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다음세대와 다른 작은 교회 위해… 어느 작은 교회의 특별한 섬김
입력 2016-08-01 20:16 수정 2016-08-01 21: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