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의 대기업 대출 연체율이 8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데, STX조선해양의 법정관리 신청이 원인이다. 앞으로도 조선·해운업계 구조조정이 계속 진행될 예정이어서 연체율 관리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6월 말 기준으로 1개월 이상 원리금을 연체한 대기업 비율이 2.17%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관련 통계가 나온 2008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5월 말 1.36%와 견주면 한 달 새 0.81% 포인트 올라갔다. 지난해 같은 기간 0.68%보다는 1.49% 포인트 급증했다.
은행권의 대기업 대출 연체율은 보통 0∼1%를 오르내린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중소기업의 연체율은 전달보다 0.24% 포인트 낮은 0.71%를 기록했다. 가계대출과 전체 원화대출 연체율 역시 각각 0.06% 포인트와 0.03% 포인트 낮아졌다.
유독 대기업 대출만 연체율이 높아진 데 대해 금감원은 “STX조선해양의 기업회생절차 신청으로 연체가 발생한 데서 기인한다”고 밝혔다. 이 회사에서만 연체율을 약 1.4% 포인트 끌어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STX조선해양은 은행권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이 5조5000억원에 달할 정도로 거함이었다. 실적 발표를 앞둔 NH농협은행의 경우 7700억원 정도가 물려 있어 최악의 성적표가 예상된다.
앞으로도 문제다. 금감원은 이번주 중 상반기 신용위험평가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C·D등급을 받아 구조조정에 들어갈 기업이 얼마나 늘어나느냐가 변수다. 시장에서는 조선해운업종뿐만 아니라 전기전자업종도 포함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우성규 기자
대기업, 은행 대출 연체율 2.17%로 8년 만에 ‘최고’
입력 2016-08-01 1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