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국민의당 역공… “검찰 개혁·사드 반대” 목청

입력 2016-08-01 00:27
박지원 비대위원장

국민의당이 박선숙 김수민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두 번이나 연거푸 법원에서 기각된 것을 지렛대 삼아 검찰 개혁 속도를 높이고 있다. 미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 지역으로 결정된 경북 성주를 방문키로 하는 등 대(對)정부 투쟁 고삐도 바짝 죄었다. 야권에 대한 사정기관의 중립 대응을 강조하는 동시에 박근혜 대통령 ‘레임덕’의 가속화를 염두에 둔 행보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주말 10건 이상의 정부 비판 메시지를 쏟아내며 공세 드라이브 선봉에 섰다. 박 위원장은 두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찰 관련 글만 4건을 게시했다. 30일에는 “야권 공조로 추진 중인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 태스크포스(TF)를 검찰 개혁 TF로 확대 개편하고 야권, 국민과 함께 검찰 개혁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선전포고했다. 국민의당은 TF 위원장에 김동철 의원을 발 빠르게 선임하고 검찰 권한에 대한 민주적 통제, 검사의 독립성을 위한 조직·인사 개혁 방안 등을 마련하는 한편, 국회 내 검찰개혁 특별위원회 구성을 새누리당에 촉구했다.

정부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드 배치에 대해서도 공세적 목소리를 쏟아냈다. 국민의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은 1일 성주를 방문해 군민들과 간담회를 갖는 등 반대 입장을 재차 밝힐 계획이다. 그간 의원들이 개별 방문한 적은 있지만 당 지도부가 직접 의원들을 대동해 성주를 방문하는 것은 처음이다.

박 위원장은 31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와 통화를 해서 야3당 공조 제안에 대해 함께하기로 했다”며 “사드 반대도 함께 해달라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사드 배치에 대한 입장이 모호하지만 당권 후보들은 사드 배치 재검토에 찬성한 상황이다. 박 위원장은 “(더민주) 전대 후에 당론 변화가 있을 거라는 기대를 갖게 됐다”고 했다.

국민의당은 ‘백남기 농민 과잉 진압 사건’에 대해서도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성주 방문 다음 날 백남기씨를 방문하기 위해 일정을 조율 중이다. 3일에는 여야 3당 원내대표가 함께 백씨를 찾아가자고 제안했다. 검찰의 과잉 수사와 경찰의 과잉 대응을 동시에 문제 삼으며 수사 당국의 중립 대응을 전방위로 압박하는 것이다. 박 위원장은 신임 경찰청장으로 내정된 이철성 경찰청 차장의 인사청문회에 대해 “대선을 치러야 할 청장이기 때문에 정치적 중립 등을 철저하게 검증하는 강한 청문회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또 야3당 원내수석부대표들이 1일 야권 공조 방향을 협의하기 위해 여야 수석 회동 후 만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를 상대로는 3일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을 갖고 현안 문제를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