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보다 뜨거운 주택시장] 못말리는 주택대출… 한달새 3조8000억↑

입력 2016-07-31 18:39

가계 빚이 계속 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의 영향이다. 6대 시중은행의 7월 가계대출 잔액은 511조원을 넘어섰다. 이 중 367조원이 주택담보대출이며 나머지는 개인 신용대출이었다. 주택담보대출은 6월 말보다 3조8137억원 늘어난 것으로 올 들어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정부가 상반기에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전국으로 확대 시행하면서 주택담보대출을 옥죄었는데도 상승세가 꺾일 줄 모른다.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NH농협·IBK기업 등 6대 은행의 28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액을 31일 집계해본 결과 총 367조1285억원으로 6월 말보다 3조8137억원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월 수도권에서 원리금 동시 상환과 대출심사 강화를 골자로 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시행됐고 5월에는 전국으로 확대됐지만 주택시장 호조에 편승한 주택담보대출 확산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의 예외인 집단대출 잔액도 크게 늘었다. 집단대출은 아파트 분양 때 개별 대출자가 아닌 시행·시공사의 보증으로 돈을 빌려주는 상품이다. 주택담보대출 폭증의 주범으로 꼽혀 국토교통부가 7월부터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보증 한도를 제한하고 나섰지만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6대 은행 기준 집단대출 잔액은 108조원을 기록해 전체 주택담보대출의 29.6%를 차지했다. 7월엔 1조3721억원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는데 6월 1조3607억원, 5월 1조8420억원 등 증가세가 여전하다. 올 상반기 주택담보대출 증가분 중 집단대출이 절반에 가까웠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29일 8개 시중은행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집단대출 문제를 우려하면서 “은행이 스스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입지·분양 가능성 등 사업 타당성을 종합적으로 평가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아파트 집단대출 실태 전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대출금리가 역대 최저치를 매달 경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이 발표한 6월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를 보면 예금은행 신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전월 대비 0.12% 포인트 하락한 연 2.77%로 1996년 금리 통계 편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역대 최저 수준인 연 1.25%로 기준금리를 내린 효과가 계속 나타나고 있다.

한은은 29일 국회에 제출한 7월 통화 신용정책 보고서를 통해 4∼5월 전체 예금 취급기관의 가계부채 증가액이 월 평균 8조9000억원으로 예년보다 배 이상 높았다고 지적하며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매월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