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경남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전당대회 첫 합동연설회는 폭염의 날씨만큼이나 뜨거웠다. 지지 후보 이름을 연호하는 당원들과 영남권 표심을 잡기 위한 후보들의 기싸움에 체육관은 후끈 달아올랐다.
‘홈그라운드’에서 첫 합동연설을 하게 된 이주영(창원 마산합포) 의원은 “계파 패권주의에 기댄 비박(비박근혜) 단일화라는 유령이 지금 이 순간에도 새누리당을 떠돌고 있다”며 “이게 바로 민심에 역행하는 반혁신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어 “저는 몽둥이를 들고 계파싸움을 완벽히 없애버리겠다”고 했다. 이는 그에 앞서 비주류 단일 후보로 연단에 선 정병국 의원을 겨냥한 말이었다. 정 의원은 “시원한 집에서 TV로 인터넷으로 얼마든지 후보들을 만날 수 있는데 여러분을 모셔놓고 왜 생고생을 시키는지 모르겠다”며 “한 말씀만 드리고 내려가겠다. 친박(친박근혜)의 역할은 끝났다”고 했다. “호남 출신으로 22년 동안 선거에 나가 20년간 떨어지다 최근 2년 새 당선된”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한 이정현 의원은 여러 번 박수를 받았다. 이 의원은 “영남당이 아닌 전국당으로 만들자”며 지지를 호소했다.
‘원조 친박’ 한선교 의원은 “당대표가 된다면 그날 저녁 (사드 배치가 확정된) 경북 성주로 내려가 밤새 그들의 얘기를 듣겠다”고 했다. 주호영 의원은 세월호 참사 때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이주영 의원을 향해 “야당과 100차례 이상 협상을 통해 국회에서 세월호를 정리한 사람은 바로 저”라고 했고, 청와대 홍보수석과 대변인을 지냈던 이정현 의원에게는 “박근혜정부의 가장 큰 문제는 불통이라고 하는데 이 의원이 소통책임자였지 않느냐”고 둘을 한꺼번에 비판했다.
최고위원 정견 발표 때도 불꽃이 튀었다. 4·13총선 때 ‘진박(진실한 친박) 감별사’를 자처했던 조원진 의원은 이날도 “저 조원진, 친박의 중심으로서 모두 하나 되는 새누리당으로 거듭날 것을 맹세드린다”고 했다. 이장우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으로 남을 수 있도록 영남에서 도와 달라”고 ‘박심 마케팅’을 폈다. 반면 이 의원과 같은 충청권이면서 비주류인 정용기 의원은 “저는 친박, 비박이 생겨나기 전부터 이 당에 몸담아 왔다”며 “더 이상 대통령을 팔면서 호가호위하는 사람들한테 끌려다니지 말자”고 했다. 강석호 의원도 친박 실세들의 공천 개입 정황이 담긴 녹취록 사건을 언급하면서 “반드시 재발방지 대책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폭염보다 뜨거운 ‘텃밭 차지’ 기싸움
입력 2016-07-31 18:06 수정 2016-07-31 2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