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통 첫날 6번 멈춘 2조3000억짜리 첨단 지하철

입력 2016-07-31 21:35

인천도시철도 2호선이 불안하다. 지난 30일 개통 첫날부터 6차례나 운행이 중단된 인천도시철도 2호선이 승객이 많이 몰릴 월요일인 1일 제대로 운행될 수 있을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31일 인천교통공사에 따르면 첫 사고는 이날 오전 10시27분쯤 발생했다. 서구청역∼인천가좌역 5.1㎞ 구간 6개 정거장에 전력 공급이 갑자기 끊어져 양방향 전동차 운행이 15분간 중단됐다. 전력공급이 이뤄지면서 전동차 운행은 오전 10시42분쯤 재개됐지만 이번엔 가정중앙시장역에서 출발한 전동차가 10시52분쯤 가정역에서 또 작동을 멈춰 전동차 운행이 다시 25분간 중단됐다.

오후 1시38분쯤 석남역에서 전동차 추진 출력 부족으로 또 운행이 중단됐으며, 오후 5시 56분쯤에 같은 역에서 출력 이상으로 장애를 일으켰다. 오후 7시11분 검암역에서 신호장치 통신장애가 발생한데 이어 오후 8시18분에는 이 역에 도착한 전동차가 신호장치 통신장애로 정위치에 정차하지 못해 운행이 중단됐다.

무인 원격제어시스템으로 운행하는 2호선은 한 곳에서 고장이 나면 전 구간의 열차가 멈추도록 설계돼 있다.

문제는 평일 운행이 시작되는 1일부터다. 2량 1편성으로 운영되는 인천도시철도 2호선은 여객 정원이 206명으로 1호선 1편성 정원의 약 5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배차 간격이 3∼6분으로 자주 운행되긴 하지만 출퇴근시간대 승객들이 한꺼번에 몰리면 극심한 혼잡이 우려된다. 2호선은 전동차 출입문이 작아 혼잡도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또 2호선은 정차 시간도 짧다. 출퇴근시간대 승객이 몰리면 탑승전쟁이 벌어져 자칫 ‘지옥철’이 될 가능성도 있다.

이처럼 2조원이 넘는 ‘첨단 지하철’이 운행 첫날부터 삐걱거리자 시민들은 불안감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인천도시철도 2호선 사업비는 국비 1조3069억원, 시비 9513억원 등 총 2조2592억원이나 투입됐다.

가정중앙시장에서 자영업을 하는 김모(58)씨는 “지하철을 타게 된 기쁨도 어느새 사라지고 걱정이 앞선다”며 “제발 편안하게 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개통 이전 시험운행 때도 추돌사고를 내며 안전성에 심각한 문제를 드러냈는데 막상 개통 첫날 각종 사고가 잇따르자 인천시는 31일 오전 긴급대책회의를 열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운행 첫날 장애가 발생해 죄송스럽다”며 “안전하고 편리한 지하철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다행히 개통 이틀째인 이날은 현재까지 별다른 사고나 장애 없이 지하철이 정상 운행되고 있다. 인천교통공사는 2호선이 무인시스템으로 운영되지만 평일 운행 첫날인 1일 역사에 안전관리 요원들을 배치, 혼잡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