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 노동자 잡아라”… 본선 첫 격전지 된 러스트벨트

입력 2016-08-01 04:02
미국 대선이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30일(현지시간) ‘러스트벨트’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주 존스타운의 한 와이어공장을 방문해 백인 노동자와 악수하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지난 29일 콜로라도주 덴버에 있는 ‘윙스 오버 더 로키즈 항공우주박물관’을 방문해 필승을 다짐하며 주먹을 쥐어 보이는 모습. AP뉴시스
미국 대통령 선거가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전당대회를 마치자마자 오는 11월 8일을 향해 본선 레이스 체제에 돌입했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는 ‘러스트벨트’(쇠락한 중서부 공업지대) 공략이 초반의 승부처라고 판단하고 이 지역에서의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클린턴은 30일(현지시간)부터 3일간 버스를 타고 다니며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등 러스트벨트를 누비는 유세에 돌입했다. 이날 오후에는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데이비드 로런스 컨벤션센터에서 지지자 4000명을 대상으로 지지를 호소했다. 클린턴은 팀 케인 부통령 후보가 철강 노동자의 아들이라는 점을 내세워 취약계층인 백인 노동자를 설득했다.

트럼프는 1일 오하이오 콜럼버스와 펜실베이니아 해리스버그를 찾는다. 콜럼버스의 그레이터 콜럼버스 컨벤션센터에서 타운홀 미팅을 한 뒤 해리스버그의 컴버랜드 밸리고등학교에서 대규모 유세를 한다.

트럼프는 이 자리에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비롯한 모든 무역협정을 전면 재협상해 일자리를 되찾아오고 지역경제를 살리겠다고 약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스트벨트는 1990년대 이후 세계화와 자유무역협정(FTA)의 여파로 제조업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지역경제가 쇠퇴한 지역을 말한다. 이 지역은 양당의 경선과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 공화당에서는 NAFTA 폐기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등 보호무역 기조를 앞세운 트럼프가 러스트벨트의 대의원을 싹쓸이했다. 민주당에서는 클린턴이 강경 보호무역론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에게 밀려 상당히 고전했다.

TV토론을 앞둔 신경전도 벌어졌다. 역대 선거에서는 본선 기간 중 TV토론을 거칠 때마다 지지율이 출렁일 만큼 영향이 컸다. 올해 TV토론은 9월 26일(뉴욕), 10월 9일(세인트루이스), 10월 19일(라스베이거스) 세 차례 실시된다. 일정은 지난해 9월 대선후보토론위원회에서 결정했다.

트럼프는 이 중 두 차례 TV토론 일정이 미국미식축구리그(NFL) 중계방송과 겹쳐 시청자들이 외면할 것이라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1차 TV토론은 애틀랜타 팰컨스와 뉴올리언스 세인츠의 경기가 열리는 날 실시되고, 2차 TV토론은 뉴욕 자이언츠와 그린베이 패커스의 경기와 겹친다. 트럼프는 트위터에 “클린턴과 민주당이 TV토론을 조작하려 한다”며 “클린턴과 샌더스의 TV토론 때와 같은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두 사람의 선거유세 스타일은 상당히 다를 것으로 워싱턴포스트(WP)는 전망했다. 클린턴은 유권자 정보분석을 토대로 한 TV광고와 타운홀 미팅 등 전통적인 선거운동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반면 트럼프는 트위터 등 SNS를 활용하면서 공연장을 방불케 하는 대규모 행사를 기획하는 등 비전통적 방식의 선거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WP는 예상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