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초·중등 교육에서 우리보다 국어 영어 수학 등 핵심 과목에 더 많은 수업시간을 할애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을 ‘주적’으로 삼고 있지만 우리보다 영어 수업시간이 길었다. 또 북한의 교육체계는 ‘융합교육’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한층 국제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김진숙 연구위원은 지난 28일 북한법연구회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북한의 전반적 12년제 의무교육에 따른 학제와 교육과정 개편: 평가와 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총 수업시수와 교과별 시수는 남한보다 대체로 많은 편이다. 특히 국어 영어 수학 과학 등 주요 과목은 중·고교 단계로 올라갈수록 남한보다 더 많이 배우는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의 중학교 국어과목 최소 이수시간은 510시간으로 남한(442시간)과 비교해 58시간 길었다. 수학은 578시간으로 우리보다 204시간, 영어는 408시간으로 32시간 많았다.
고등학교 주요 과목의 수업시수도 마찬가지였다. 북한의 최소 이수시간은 국어 215시간, 수학 368시간, 영어 243시간이었다. 반면 남한은 국어 수학 영어에 각 170시간을 배정했다. 과학도 남한은 뭉뚱그려서 총 204시간이지만 북한은 물리(331시간) 화학(248시간) 생물(220시간) 등 모두 799시간에 달했다. 우리는 물리 화학 생물 등을 선택하는 체계다.
김 연구위원은 북한에서 교육이 여전히 이념 도구로 기능하고 있지만 학제는 국제기준에 더 가깝게 재편됐다고 봤다.
보고서는 “북한이 초등교육 연한 확대, 중·고등학교 분리 및 일부 고교의 지역별 선택과목 도입, 외국어와 과학기술교육 강조 등을 바탕으로 교육과정을 개정해 교과 통합, 문·이과 통합을 강조하는 남한과 공통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
‘美=주적’이라면서… 北 영어수업 南보다 많다
입력 2016-07-31 17: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