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진 붕괴·승부조작 후폭풍… 2강 체제 흔들

입력 2016-07-31 20:53 수정 2016-08-01 00:18
프로야구 2강이 흔들리고 있다.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가 각각 불펜진 붕괴, 승부조작 여파로 하향세를 걷고 있다. 선두권 싸움에도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두산과 NC는 시즌 내내 2강을 형성해 왔다. 두산은 4월 13일 1위 자리에 오른 후 단 한 번도 내려오지 않고 있다. NC도 5월 19일부터 2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그런데 후반기 들어 2강 체제가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 1위 두산은 7월 한 달 21경기에서 9승 12패에 그쳤다. NC는 12승 8패다. 6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 중인 팀 전력을 가졌지만 나란히 주춤세에 접어들었다.

두산은 시즌 초부터 약점으로 지목되던 불펜 문제가 터졌다. 이 때문에 7월 역전패만 8회로 리그 최다를 기록했다. 두산은 더스틴 니퍼트, 마이클 보우덴, 장원준, 유희관으로 이어지는 최고의 선발 마운드를 보유 중이다. 불펜에서도 정재훈과 이현승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로 선두를 달렸다.

그런데 나란히 30대 후반인 정재훈과 이현승이 과부하에 걸려 최근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들의 피로도를 덜어줄 나머지 불펜 투수가 사실상 없다. 부랴부랴 최근 김성배를 롯데 자이언츠에서 데려왔지만 아직은 역부족이다.

NC는 7월 초까지 잘 나갔지만 승부조작의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10승 투수였던 이태양이 검찰로부터 승부조작 혐의로 조사를 받은 후 21일 계약해지됐다. 여기에 올 시즌 8승을 거둔 이재학마저 승부조작 의혹을 받고 있다. 결국 NC는 30일 등판 예정이었던 이재학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NC는 1위로 올라설 절호의 기회를 스스로 날리고 있다. 선발 두 명이 갑작스럽게 빠져나가면서 김경문 감독의 근심도 가득하다. 최금강과 구창모를 선발로 돌렸지만 이들은 선발 경험이 없다. 김 감독은 “여기 있는 선수들을 데리고 최대한 잘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며 “신경 쓰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NC는 31일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9회말 김성욱의 극적인 끝내기 투런포에 힘입어 10대 8로 역전승을 거뒀다. 하지만 선발투수 에릭 해커가 3이닝 7실점으로 부진해 진땀을 뻘뻘 흘린 경기였다.

이제 두산과 NC는 3위 넥센 히어로즈의 추격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넥센은 7월 20경기에서 14승 7패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여기에 일본에서 복귀한 에이스 앤디 밴헤켄이 지난 28일 두산전에서 첫 승을 신고했다.

한편 KIA 타이거즈는 31일 SK 와이번스를 6대 5로 꺾고 110일 만에 4위를 탈환했다. KIA는 최근 6연승으로 상승세를 탔다. KIA 선발투수 헥터 노에시는 9이닝 8피안타 6탈삼진 5실점을 기록하고 시즌 10승(3패)째를 완투승으로 장식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