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성주군민들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철회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성주 특산품인 참외밭을 갈아엎고, 대규모 삭발 투쟁을 예고하며 투쟁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31일 경북 성주군 정·관·민 대표들이 모여 구성된 ‘성주 사드배치 저지 투쟁위원회’(이하 투쟁위)에 따르면 전날 ‘한국농업경영인회 성주군연합회’가 성주군 성주읍 성산리에서 ‘참외밭 갈아엎기 농민 행동’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투쟁위와 농민, 주민 등 200여명은 트랙터 30여대를 동원해 참외 비닐하우스 2개동을 갈아엎었다.
투쟁위 관계자는 “수입농산물 증가, 사드 배치 결정으로 인한 참외 값 하락에 대한 울분의 표현”이라고 밝혔다.
투쟁위는 또 대규모 삭발투쟁도 준비 중이다. 광복절(15일)에 성주군 성밖숲에서 대규모 궐기대회를 열고, 군민 815명이 삭발을 하며 결의를 다지기로 했다.
앞서 투쟁위는 다양한 방법으로 반대 투쟁을 벌였다. 법률자문단의 도움을 받아 국방부에 사드 관련 정보공개 요청을 하는가하면 지역 유림들의 청와대 상소문 올리기, 미국 대선 후보에게 편지쓰기(준비 중) 등으로 성난 민심을 알리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 새누리당은 해결 방안을 찾지 못하고 헤매고 있다. 황인무 국방부 차관이 지난 22∼23일 성주를 방문했지만 투쟁위와 만나보지도 못하고 상경했다. 국방부는 이후에도 투쟁위와 접촉을 시도하고 있지만 진전이 없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 등도 지난 26일 성주를 방문해 성주안전협의체를 제안했지만 투쟁위로부터 “사드 배치를 전제로 한 협의체 구성에는 동참할 수 없다”는 말만 들었다.
한편 국민의당과 정의당 원내지도부 등이 1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이 3일 성주를 방문할 예정이다.
성주=글·사진 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사드에 ‘성난’ 성주 민심 참외밭도 갈아엎었다
입력 2016-07-31 1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