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사역지를 돌아보기 위해 정기적으로 비행기에 오릅니다. 가끔은 비행 시간이 지루하게 느껴집니다. 그럴 때마다 비행기 창을 통해 기내 바깥에 눈을 돌립니다. 때로는 하얀 구름의 변화를 보며 목화솜의 푸근함에 푹 빠집니다. 커다란 배가 푸른 바다를 지나며 남기는 거품 줄기에 눈을 맞춰보기도 합니다. 녹색의 싱싱함으로 가득한 푸른 숲들도 시야에 들어옵니다. 육지에선 실감할 수 없는 높고 낮은 산들, 그리고 평원을 가르는 물줄기들은 하나님의 중력에 따라 여유롭게, 때로는 급하게 흘러갑니다.
놀라운 것은 물줄기가 닿는 곳 주변은 언제나 싱그럽다는 것입니다. 생명체들이 하늘의 비행기 안에서도 느껴지듯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사람의 발길로는 도저히 접근할 수 없는 구석구석까지 파고 들어가 목마른 대지의 갈증을 해소해주는 것처럼 물줄기들이 땅을 촉촉이 적시고 있었습니다.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것은 중력 때문입니다. 선교의 발걸음을 떼게 하시고 선교 현장에서 순간순간 진행되는 모든 것들이 하나님의 이끄심에 의한 것임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그 흐름은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곳곳에 그리스도의 생명수를 공급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도 알게 됐습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땅에 생명수를 전달해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생명의 물줄기를 세상 사람들에게 공급해야 합니다. 그 흐름은 인간의 계획과 의지, 수고가 아닌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의해 이뤄집니다.
아시아를 향한 사도 바울의 선교 열정까지도 막으셨던 하나님은 환상을 통해 사도 바울이 아시아가 아닌 마게도냐에서 복음을 전하게 했습니다. 결국 사도 바울은 하나님의 이끄심대로 세계 선교 역사의 방향을 바꿨습니다.
주님의 부름을 받은 당신은 어디로 가고 있습니까. 하나님의 이끄심대로 살고 있습니까. 자신의 의지와 목적대로 정해진 목표를 지향하며 걷고 있습니까. 모든 피조물들이 이 땅의 중력을 따라 아래로 낮은 곳으로 향하듯 우리 발걸음도 하나님의 중력을 따라야 합니다. 더 낮은 곳으로 더 깊은 곳으로 갈증에 허덕이는 곳을 향해야 합니다.
그 걸음은 우리의 이름과 업적을 쌓는 것이 되어선 안 됩니다. 생명을 살리는 원초적 생수를 공급해야 합니다. 생수는 곧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사도 바울이 에피쿠로스와 스토아의 철학자들과 쟁론할 때 그가 전하고자 한 것은 오직 예수와 그의 부활이었습니다.
예수의 이름으로 낮은 골짜기로 향하십시오. 하나님의 중력에 따라 삶의 갈증에 허덕이는 사람들이 있는 곳입니다. 오늘의 배고픔과 목마름만을 해소하기 위한 빵 한조각과 물 한 잔이 아닌 그들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예수 그리스도를 전해야 합니다. 낮은 곳일수록 깊은 곳일수록 때로는 그 길이 험난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곳이 주님이 원하시는 곳이라면 인도하심을 따르십시오. 그 길이 생명수를 공급하는 발걸음이기 때문입니다.
박성호 목사 (COVA국제선교회 대표)
◇약력=△평택대, 중앙대 교육대학원 졸업 △싱가포르 CFA(Christ For Asia) 선교훈련원 수료
[오늘의 설교] 하나님의 중력 따라 생명수 공급하라
입력 2016-07-31 2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