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 정병국으로 단일화… 與 당권 판도 요동

입력 2016-07-30 04:40
이정현 이주영 주호영 한선교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왼쪽부터)이 29일 서울 마포구 DDMC에서 채널A 주최로 열린 당대표 경선 1차 토론회에 앞서 손을 맞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5파전’으로 압축된 새누리당 당대표 경선 레이스가 29일 후보등록 절차를 마치고 공식 시작됐다. 비박(비박근혜)계 정병국 김용태 의원이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정 의원으로 후보 단일화를 이뤘다. 친박(친박근혜)계 후보들은 각자 완주 의사를 고수하고 있지만 결국 승산이 있는 후보가 집중 지원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에 선출되는 당대표는 내년 대선을 관리하게 되는 만큼 친박 주류가 마냥 손놓고 있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정 의원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단일화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김 의원과 함께 변화와 혁신의 꿈을 이루고 새누리당이 내년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는 확신을 보여 달라는 간절한 염원”이라며 “사즉생의 각오로 온몸을 던지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저는 정병국호에 백의종군해 정권 재창출의 항구에 도착할 것”이라고 했다. 당원 및 일반 국민을 상대로 여론조사 업체 두 곳에서 단일화 여론조사를 실시했지만 구체적인 지지율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로써 이주영 정병국 주호영 한선교 이정현 의원 등 5명이 당권을 놓고 겨루게 됐다. 주호영 의원이 비박 단일화에 가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주영 의원은 “계파 청산과 당의 화합을 바라는 기대에 찬물을 끼얹은 배신행위”라며 “보수정당의 당대표로 나선 분들이 진보·좌파 진영의 전매특허로 알려져 있는 ‘단일화 쇼’를 했다”고 맹비난했다. 친박계 한 중진의원도 “친박 패권주의라며 유력 주자들을 주저앉히면서 한편으로는 단일화에 공을 들인 것은 이율배반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주영 한선교 이정현 의원 등 ‘마이 웨이’를 달리는 친박 성향 후보들이 당장 표 분산을 우려해 손잡을 가능성은 떨어진다. 다만 친박계가 막판에 ‘될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움직임을 보일 개연성은 있다. 친박계 한 의원은 “홍문종 의원이 출마 의사를 접은 것도 단순히 개인 판단으로만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이날 첫 당권후보 TV 토론회에서도 비박 단일화를 둘러싼 신경전이 치열했다. 이주영 의원은 “계파 이익의 1차 단일후보가 된 정 의원이 혁신의 적임자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자 정 의원은 “친박 말고 또 다른 계파가 있었느냐. (단일화를) 패권주의로 모는 것이야말로 반혁신”이라고 맞받아쳤다.

주 의원은 ‘친박 책임론’을 제기했다가 이제는 눈치 보기를 한다면서 이주영 의원을 몰아붙였다. 이주영 의원은 “모든 사람이 (총선 과정에서) 잘못했고 자숙하자는 의미였다”고 답했다. 한선교 의원은 출정문을 통해 “10여명인 강성 친박만 해체하면 새누리당의 계파는 없어진다”고 한 데 이어 강성 친박의 ‘2선 후퇴’까지 촉구했다.

이정현 의원은 “갑질 정치 대명사라는 친박계의 당대표가 과연 용납되겠느냐”는 정 의원 질문에 “귀중한 방송 전파를 당내 계파 얘기로만 다 허비한다고 국민이 한탄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