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추가 금융완화 결정… 시장선 냉담

입력 2016-07-29 18:17 수정 2016-07-29 21:05
일본은행(BOJ)이 경기진작을 위해 추가 금융완화를 결정했다. 그러나 예상보다 미적지근한 조치에 시장 반응은 차가웠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29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정책위원 9명 중 7명의 찬성으로 추가 금융완화를 결정했다. 또 수출을 돕기 위해 달러화 공급을 현행 120억 달러(약 13조4500억원)에서 240억 달러로 2배 늘리는 방안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추가 금융완화 조치로 일본은행은 증시 부양 효과가 있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사들이는 기금을 기존 연간 3.3조엔(35조8300억원)에서 2배 가까운 약 6조엔(약 94조9800억원)으로 늘릴 수 있게 됐다. 또 매입자산 규모는 연간 80조엔(약 870조원) 수준을 유지하고 부동산투자신탁(REITs)도 현행 900억엔(약 9780억원)을 유지하기로 했다. 자산을 시장에 매각하지 않고 현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의미다. 기준금리도 현 수준인 -0.1%로 유지할 방침이다.

2012년 아베 신조 정권 출범 이래 일본은행의 금융완화는 아베노믹스를 떠받치는 중심 동력이었다. 일본은행이 매년 국채를 대규모로 사들여 시장에 돈을 푼 덕에 일본 경제는 엔화 약세와 주가 상승으로 잠시 활황기를 누렸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금융완화 효과가 꺼지자 곧바로 위기가 찾아왔다. 여기에 지난 6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으로 엔화 가치가 더 치솟아 경제가 크게 흔들렸다.

분위기가 반전된 건 이달 초 참의원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이 압승한 뒤였다. 아베 총리는 선거 승리에 힘입어 기존 예상치의 2배인 20조엔(약 213조원)의 추경예산안을 준비하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일본은행의 이번 추가 금융완화 결정 역시 이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러나 이번 조치에 대해 “필요성에 밀려 어쩔 수 없이 내놓은 조치일 뿐 과감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엔화 환율도 이날 오전만 해도 추가 금융완화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달러당 104엔대 후반까지 수직 상승했다가 오후에 실망매물이 쏟아지면서 102.70엔으로 장을 마감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