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마이너리그 3연타석 홈런 시위 “감독님, 이제 좀 불러주시죠”

입력 2016-07-29 18:11 수정 2016-07-29 23:51

박병호(30·사진·미네소타 트윈스)가 마이너리그에서 3연타석 홈런으로 화력 시위를 벌였다. 미네소타 트윈스의 폴 몰리터(60) 감독에게 보낸 메이저리그 ‘콜업’ 신호다.

박병호는 29일 미국 로드아일랜드주 포터킷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 산하 포터킷 포우삭스와의 트리플A 원정경기에서 로체스터 레드윙스의 5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 5타점을 기록했다. 안타 3개는 모두 홈런이었다. 로체스터는 박병호의 대포 3방을 앞세워 13대 5로 대승했다.

박병호는 선두타자로 등장한 2회초 첫 타석에서 삼진으로 돌아섰다. 6-1로 앞선 3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는 내야 땅볼로 돌아섰다. 하지만 세 번째 타석부터 방망이를 고쳐 잡고 맹타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박병호는 선두타자로 등장한 6회초 포터킷의 두 번째 투수 윌리엄 퀘바스와 풀카운트 승부를 벌인 끝에 7구째를 공략해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9-4로 앞선 8회초에도 선두타자로 타석을 밟아 왼쪽 담장을 넘겼다. 모두 솔로홈런이었다.

9회초 1사 1, 3루에선 가운데 담장을 넘긴 쓰리런 홈런을 날렸다. 3연타석 홈런이자 마이너리그 9호 홈런이었다. 박병호는 지난 26일 포터킷 원정 1차전으로부터 사흘 만에 재개한 홈런포를 하루 만에 3개나 추가했다. 박병호는 마이너리그에서 77타수 22안타(9홈런) 타율 0.286를 기록 중이다.

로체스터는 미네소타 산하 트리플A팀이다. 미네소타는 지난 2일 박병호를 로체스터로 내려보냈다. 긴 슬럼프에 빠진 박병호의 타격감을 끌어올리기 위한 강수였다. 박병호는 개막 첫 달인 4월까지만 해도 6홈런 8타점 타율 0.227로 펄펄 날았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부진이 찾아왔다. 타율은 5월 0.205, 6월 0.145로 갈수록 추락했다. 홈런 수도 늘지 않았다.

박병호가 메이저리그에서 남긴 성적은 215타수 41안타(12홈런) 24타점 타율 0.191이다. 타율은 30개 구단에서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들 중 꼴찌다. 박병호를 주도적으로 영입했던 테리 라이언(63) 단장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경질되면서 복귀 전망은 더 암울해졌다.

박병호의 3연타석 홈런은 몰리터 감독에게 보낸 메이저리그 콜업 신호와 같았다. 몰리터 감독은 미네소타 지역신문 트윈시티 파이오니어 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정말 좋은 소식”이라며 “박병호의 메이저리그 복귀와 관련해 아직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지만 계속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