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당대표 선거가 어느 때보다 주목받고 있다. 차기 당대표는 지난 총선 민심을 내년 대선까지 이어가야 하고, ‘친문(문재인)’ 대 ‘반문’ 당내 분열을 봉합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김상곤 전 경기도 교육감은 일찌감치 출발선에 선 추미애 송영길 의원에 비해 뒤늦게 출마를 선언했다. 28일 서울 여의도 혁신더하기연구소에서 만난 그는 “친문, 반문을 이야기하는 것은 문재인 전 대표의 확장성을 옥에 가두는 것”이라며 “‘슈퍼 후보’를 키워내겠다”고 말했다.
- 출마 선언이 늦었다.
“지난 총선에서 국민이 정당·정치혁신에 대한 기대와 정권교체에 대한 염원으로 의외의 결과를 보여줬다. 나는 더민주 혁신을 추진했고, 이제 정권교체를 강하게 해내기 위해 당대표를 자임하고 나왔다.”
-다른 당대표 후보로는 정권교체가 어렵다고 보나.
“국민이 원하는 건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정치다. 그분들은 여의도 정치에 흠뻑 물들어 있어 그들의 역량과 비전으로는 정권교체를 강력하게 해내는 데 부족하겠다는 마음이다.”
-문 전 대표가 대선 주자로 확고한 상황에서 계파 청산이 가능한가.
“당이 최근 혁신을 거듭하면서 계파주의가 묽어지고 있다. 질서 있는 책임정당으로 새로 태어나고 있다. 계파주의 언급은 부적절하다. 특히 친문이니 반문이니 하는 것은 문 전 대표의 확장성과 진정성을 옥에 가두는 결과가 되지 않겠는가.”
-다른 후보들의 존재감이 떨어진다.
“어떤 분이라도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보다는 잘할 수 있는 능력과 도덕성을 갖추고 있다. 이제 모든 가능한 후보를 슈퍼 후보로 키워내 정권교체에 앞장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슈퍼 후보를 어떻게 만들 생각인가.
“지금까지는 각 후보가 스스로 구상을 해왔다. 당 조직으로 대선후보 경선을 위한 강력한 절차와 논의의 장을 만들겠다. 정책배심원제를 비롯, 수권정당위원회를 만들어 역량을 발휘하게 하겠다.”
-야권공조를 언급했다.
“지금 야권통합을 얘기하는 것은 우물가에서 숭늉을 찾는 것이다. 지난 총선 때 야3당이 공통 공약한 내용과 현안을 중심으로 협력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강력한 야권공조 체제를 만들어 연대와 연합 방향을 모색하겠다.”
-차기 대선은 양자 구도일까, 3자 구도일까, 그 이상일까.
“야권 연대가 얼마나 강화되느냐에 따라 판가름 날 것이다. 국민의 요구가 어느 방향으로 절실한지가 결정적이다. 일반적으로 양자 구도가 가장 바람직한 것 아니냐는 생각이다.”
-원외 인사이고, 의정 경험이 없어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그동안 벌어졌던 첨예한 갈등과 분란이 원외 인사가 대표를 해서 일어난 일이 아니다. 지금 국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가 중요하다. 혁신과 정권교체를 위한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
-미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에 대한 생각은.
“전면 재검토돼야 한다. 안보뿐 아니라 경제, 국제외교 등 모든 면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하는데 밀실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했다. 사드 배치는 사실상 지금 상황에서 적절치 않다고 본다.”
-더민주가 집권 전략에만 매달려 있다는 비판이 있다.
“선명성과 집권 전략이 상충되는 것은 아니다. 정당이 국민과 호흡하며 행복 증진을 위해 올바른 길로 간다면 그것이 선명성이고, 집권 역량이다.”
-‘김종인 체제’의 공과(功過)는.
“김 대표는 어려운 시기에 당이 전체적으로 안정되는 데 기여했다. 그러나 사안에 따라 미흡한 부분이 있다. 비대위 체제의 역할 중 하나인 당내 공적 시스템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본다. 당대표가 되면 경제민주화와 민생복지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실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총선에서 호남에서 대패했다.
“광주정신은 우리 당의 정신적 뿌리다. 지난 총선에서 지역주의적 기득권에 머물러 이를 구현하지 못했다. 호남이 바라는 것은 정권교체다. 이를 위해 총력을 다하면 더민주를 재평가해줄 것이다.”
강준구 최승욱 기자 eyes@kmib.co.kr
[정치 인人사이드] 김상곤 “친문·반문 하는 건 文 확장성 獄에 가두는 것”
입력 2016-07-30 0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