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나 닭 등을 통 채로 불에 굽는 것을 바비큐라고 하죠.” “얼마나 피곤했으면 구두를 신은째 자네.” ‘통째’ ‘신은 채’라고 해야 합니다. ‘째’와 ‘채’를 혼동하는 사람이 많은데, 쓰임이 전혀 다른 말입니다.
‘째’는 붙여 쓰는 접미사로 ‘그대로’ 또는 ‘전부’의 뜻을 더하지요. ‘뿌리째’ ‘그릇째’처럼 쓰입니다. 또 수량이나 기간을 나타내는 명사(구) 뒤와 수사에 붙어 ‘차례’의 뜻을 더하는 말이지요. ‘사흘째’ ‘두 번째’ 등처럼 말합니다.
‘채’는 단독으로 쓰이는 부사입니다. 주로 ‘못 되다’ ‘안 되다’와 함께 쓰여 수치나 기준에 어느 정도 부족함을 이르는 말입니다. ‘용돈을 받은 지 채 1주일도 안 돼 또 손을 벌리네’처럼 쓰입니다. 또 ‘∼기도 전에’ 등과 함께 쓰여 상태가 충분한 정도에 이르지 못함을 이르는 말입니다. ‘날이 채 밝기도 전에 떠났다’같이 말합니다. ‘미처’ ‘아직’과 바꿔 말할 수 있지요. ‘채’는 주로 ‘∼지 못하다’와 함께 쓰여 행위나 동작을 끝내지 못함을 이르는 말이기도 합니다. ‘밥을 채 다 먹지도 못하고 집을 나섰다’처럼 말하지요. ‘채’는 의존명사이기도 합니다. ‘은(는) 채(로)’의 모양으로 쓰여 이미 있는 상태 그대로 있다는 뜻을 나타냅니다. ‘멧돼지를 산 채로 잡다’ ‘입에 밥을 문 채 말하다’처럼 쓰입니다.
서완식 어문팀장 suhws@kmib.co.kr
[서완식의 우리말 새기기] 통째 굽는 바비큐는 선 채 먹어야 제맛
입력 2016-07-29 17:56